한반도 딜레마 (반양장)
크리스토프 블러스 지음, 박민형.임을출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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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크리스토프 블러스는 리즈 대학 국제정치학과 교수이며, 리즈 대학과 셰필드 대학이 함께 만든 한국 문제 연구소의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흥미로운 과거의 이력 한가지로는 2005년에 연세대 객원교수 및 한국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느낀 것은 영국의 학자가 한국에 대한 이해가 남다른 이유가 바로 이 점인 듯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반도 문제 혹은 북한 핵문제 등과 관련해서 우리 나라 사람의 글보다는 나라 밖에 있는 사람들의 분석된 그것에 흥미를 좀 더 느끼는 편입니다. 예전에 접했던 셀리그 해리슨의 ‘코리안 엔드게임‘ 도 흥미로웠지만 블러스의 이 글도 신선한 느낌을 전해 줍니다.

이 책의 간략한 분석을 해보자면, 1990년대 발생한 북한의 제1차 핵위기부터 미국 부시 행정부 초기에 터진 제2차 핵위기까지를 중점으로 북한의 벼랑끝 전술과, 6자회담,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이명박 정부 초기까지의 시기적 서술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2009년도에 출간된 것을 감안하면 대체로 그 기간에 들어맞는 경우죠. 중요한 시기라면 중요하다고 할만한 1990년대부터 6자회담이 진행된 2000년대까지에 관련된 책들은 시중에 정말 많이 나와있습니다. 북한의 핵문제의 원인이라든지, 그 과정을 분석해 일종의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전형적인 답안지가 있지요. 미국에 대한 공격 위협으로 인한 체제 불안으로 핵을 가져야겠다는 의지를 북한 정권 특히 김일성과 김정일이 갖게 되었고, 국경을 마주보고 있는 대국 중국에게 자신들의 몸값이 제법 나간다는 걸 일찍이 파악했고, 남쪽의 노무현 정부의 포용정책을 환영하면서도 마지막엔 미사일 발사를 해 노 대통령에게 굴욕을 안겨주고, 미국을 적절히 밀고 당겨가며 긴장과 반대급부를 얻어내고, 일본에게는 어떠한 교섭 수단도 보장하지 않으면서도 단물만 빧아들였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임에도 저역시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지지하는 편입니다. 다만 이 책의 저자도 언급했듯이 억제 및 봉쇄정책과 함께 정치적, 경제적 포용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핵과 ICBM의 핵심 기술까지 확보했다고 여겨지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이 두 가지를 포기하기란 요원해졌습니다. 군사주의와 핵무기 개발 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평양의 소수 기득권층에게 끊임없이 지원을 하면서 정권을 공고화하고 있는 그의 정권 붕괴를 바라는 것도 더욱 더 어려워졌죠. 따라서 앞으로 북한의 핵문제는 더 험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 저자는 우리 한국 정부와 한국민의 입장에서 책의 마지막 장을 할애했습니다. 한반도의 안보딜레마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부분에서 우리 한국에 대한 염려가 느껴졌습니다. 지난 8년간의 미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가 결국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함으로써, 북한 핵을 되돌리기 위한 수단이 사실상 제한적이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정권이 외부의 개입으로 존재 여부가 불투명해질 때, 이판사판으로 공멸을 위한 길에 들어설 수 있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과 한국민들이 져야된다는 언급에서 뭔가 서글퍼지더군요. 지금도 북한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철회해야 자신들의 핵개발도 물러설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고, 중국의 일부 인사들도 이러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바로 이것은 우리가 북한 핵에 대한 마땅히 대응할 수단이 전무하다는 증거입니다. 바로 이러한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며칠뒤면 우리 대통령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시작됩니다. 모쪼록 이번의 회담에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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