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은 불평등이다 - 금수저-흙수저의 정치경제학
이정전 지음 / 개마고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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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이라는 다소 민감한 화두로 글을 쓴 이 책의 저자는 학부와 박사 학위를 경제학으로 받은 다음, 서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현재는 서울대 명예교수로 있습니다. 이 저자의 그동안 이력이 흥미로웠는데요. 경실련을 비롯해 언뜻 보기에도 경제 및 사회 정의를 중시하는 여러 곳에서 자신의 노력을 기울인 듯 해 보였습니다. 물론 글의 전반적인 내용도 그렇구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적 입장에서 개인주의는 모든 것을 개인탓으로 돌린다며, 앞으로 언급할 신자유주의의 시장 제일주의 또한 그 궤가 일치한다는 주장이 저에게도 절로 수긍될 정도였습니다. 보수나 진보를 아우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인은 국민이며, 그 국민을 대리해 정치를 하는 정치가들과 관료들은 먼저 국가의 국민이 먼저임을 알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저역시 동의를 합니다. 다만, 이러한 헌법적이기까지한 상식의 문장이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자의반 타의반으로 거부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이 불평등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떠한 폐해를 끼치는지에 자세한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하면서, 오늘날 21세기에 이러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은 세계화와 기술의 진보이며 이 두 가지의 원인은 개인의 역량으로는 극복하거나 개선하기 힘든 문제이며, 오로지 국가가 이를 떠맡아야 한다고 봅니다. 즉, 부의 편중과 부익부 빈익빈의 부의 불평등을 국가가 나서서 완화시켜야 하며, 이러한 현 상황이 OECD의 여러 통계들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이 불평등의 문제를 방치한다면 사회의 범죄율과 자살률 증가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의 쇠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사회의 붎평등이 심화됨에 따라 한달에 1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3분의 1을 포함한 저소득 계층들이 투표를 비롯한 민주주의의 참여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단순히 시민단체나 교육쪽에서 투표의 참여를 독려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정치참여‘가 오로지 한 개인의 의지라고 생각했으나 여기의 글을 보니 저의 생각이 매우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위 기득권층이 저소득층의 투표 참여 및 정치와 사회에 대한 관심을 반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얼마전 비리로 물러난 태국의 총리 탁신 칫나왓 사태의 소요에서 당시 태국의 기득권 층은 농부로 대표되는 태국의 저소득민들에게 투표권을 제한해야한다는 시위를 벌인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태국의 사례뿐만 아니라 상당부분 엘리트 독재를 긍정하는 전세계 국가의 기득권층 들은 기본적인 민주주의의 이상을 못마땅해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런 정치-경제학적 불평등을 소위 기득권적인 엘리트 계층이 진정으로 개선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마땅히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다수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부를 선출하고 일부에 집중된 부의 집중 문제를 개선시켜나갈 수 있게 지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지지 않을 것이며, 사회가 건강해지고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수 있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입니다. 그 작은 첫걸음은 사회 복지에 대한 기초적인 법령 정비 내지는 정부의 지원 확대와 그리고 조세 평등을 이루는 것이겠죠. 더불어 많은 분들께 이 책의 일독을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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