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무엇의 이름인가 - 민주화가 배제시킨 정치의 기원들에 대한 사유
이택광 지음 / 시대의창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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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제법 의미심장한 이 책의 저자는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택광씨입니다. 조금 검색을 해보니 요즘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문화평론가더군요. 전공분야도 인문학 계열인 만큼 뭔가 색다른 기대를 하며 첫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논의를 시작하는 부분에서 박근혜 정부가 탄생한 것을 일종의 ‘반-민주주의‘ 에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반-민주주의‘를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정리를 하고 있더군요. 뒤이어 박정희 시대를 고찰하면서, 박정희는 정치 자체를 혐오했고, 오로지 북한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겠다는 일념과 체제 안보를 위해 경제를 이용한 측면이 있으며, 이러한 지상과제에서 걸리적 거리는 것은 모두 치워버렸다는 결론에 깊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지금까지도 박정희 시대에 대한 제 짧은 견해는 경제를 위해 민주주의를 희생했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런 상황에 꽤 동조했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었는데요. 다만 박정희 시대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상황에서 심정적이든, 명목상이든 다수 국민들의 박정희에 대한 암묵적인것에 가까운 지지에 현재 우리 세대가 그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재자들은 흔희 ˝국민들의 자유와 번영을 위해 강력한 통치력으로 국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대내외적으로 외치지만 실상은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저자가 언급하는 자유주의 마저도 말살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있습니다. 물론 박정희 시대 및 박정희가 다른 제3세계 독재자들과는 다른 개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가 사법살인을 일삼으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많은 국민들을 억압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모든것은 시장에게 물어보라는 현재의 단일 명제는 어쩌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행한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불안과 위험에 빠져야 실로 민주주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 일견 동의를 보내지만 민주주의가 유일한 정치체제로 여겨서는 안된다는 평가에는 동의할 수가 없더군요. 태국의 탁신 총리가 하야할 당시, 태국의 수많은 기득권층은 지방의 농민들이나 저소득층들에게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시위를 했던 사실이 있습니다. 즉 자신의 이익과 기득권을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제한해야 한다는 전세계의 민주주의의 적이라 불릴만한 사익화된 기득권층을 견제하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그 자유주의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반 개인의 자유와 정의를 마찬가지로 지킬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두환 시대에 ‘쾌락 추구의 평등권‘ 을 주장하는 당시의 권력층에 대한 설명과 시대적 배경을 열거하는 것에는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호 사태를 국가 안전 보장의 실패로 보는 시각에도 사뭇 동의의 마음이 들었고, 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는 일반 개인들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는 것이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따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월호 사태는 이 두 가치를 떼어놓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시상과 선출된 권력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여러 충격적인 행위가 드러난 작금에는 이러한 저자의 접근이 전부 부합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치 문화적인 우리 정치를 설명하는 방법과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관한 담론 등 제법 유익한 내용들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더군요. 어쩌다보니 두서없이 써내려간 잡글이 되어버렸습니다.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정권이 바뀌었지만 우리 국민이 왜 박근혜를 선택했고 그 선택의 기저에는 무엇이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일독을 권유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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