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국제정치 질서, 어디로 가나 일송 학술총서 6
일송기념사업회 엮음 / 푸른역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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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림대학교 일송기념사업회에서 펴낸 것으로, 동북아 지역 즉, 한중일 3국의 정치, 역사, 외교의 측면에서 요즘 문제되고 있는 이슈들을 주제로 해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이 이를 글로 풀었습니다.

서문을 제외하고 첫장의 주제를 쓴 일본 게이오대 명예 교수인 오코노기 마사오의 글은 아주 일반론적인 내용으로 딱히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역시 일본 학자들은 한일 관계에 통념적인 어떤 답안지를 갖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물론 모든 일본 내 지식인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얼마전에 읽었던 문정인 교수가 펴낸 ‘일본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에서도 한일 역사 관계와 일본이 악질적으로 건드리고 있는 독도문제에 관한 태도에도 일관되게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있어서 일정 부분 한국에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2차대전 이후에 미국과 샌프란시스코 강화 협정을 이용해 독도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봐도 일본인들의 억지는 참으로 역겨울 만합니다. 왜냐하면 요즘 중국측이 제기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 문제에 관련해서 일본 정부의 태도를 보면 얼마나 이중적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게이오대 명예 교수도 글 마지막에 한일 양측에 요구되는 것은 자신의 문제를 신속하고 자주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일 양측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일본이 먼저 해결해야 될 부분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죠. 즉 한국이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 일본에 사과하거나 참회해야 할 부분은 단언코 없습니다. 아마 글을 쓴 본인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일 갈등과 관계에 대해 일반론을 펼치면서 책임은 양측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는 상당히 균형론에 가까운 사람으로 여기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그외 다른 글로는 언론과 학계에 많이 알려진 주제들로 중국 대국화에 대한 한일 양국의 입장과 대응, 이미 많이 변화된 남북관계, 동북아에서의 러시아의 입장 등 이렇게 여러 편이 실려있습니다. 마지막은 한국의 이념적인 이데올로기 시대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여러 학자들이 토론을 한 글을 편집해 실었는데 제목대로 남북관계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제 뿐만 아니라 동북아 내의 지역 질서와 한일 관계, 한중일 및 러시아를 아우르는 흔히 요즘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로 이야기들이 씌어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북한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 카드를 쓰려고 할 수도 있고, 이와 관련해서 러시아도 이해관계가 맞게 돌아가고 있으며, 중국 내부의 관련된 문제 즉, 민중의 체제 변화 요구와 이에 중국 공산당의 대처에 대한 부분 등이 눈길을 끌만 했습니다. 토론 전체 소요 시간은 2시간 반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에 비하면 내용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책 전체적으로는 비 전공자나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어렵지 않은 제법 평이한 설명과 단어 선택으로 되어 있고 근 몇년간의 동북아 관계국 들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들로 처음에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분들이 계시다면 크게 정리가 될 만한 내용들일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소문에 의한 ‘빅딜‘로 중국이 대북 강경자세로 돌아서면서 한반도의 4월 위기설은 진정되고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론에서는 이런 상황에서도 ‘코리아 패싱‘을 언급하고 있는데 정치권이나 외교 관계자들이 한반도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유지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실질적으로 주도권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럴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한반도 상황이 진정 기미를 보이니 일개 국민으로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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