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와의 인터뷰 - 공존의 길을 묻다
평화네트워크 인터뷰.정리 / 서해문집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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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MD와 싸드 문제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정욱식씨가 속해있는 평화네트워크가 책에 들어갈 인터뷰와 정리를 했습니다. 인터뷰어들은 우리나라, 중국, 일본, 미국의 유명한 외교, 안보 연구자들이며 요즘 동아시아에서 대두되고 있는 여러 현안들에 대한 논의를 실었습니다. 이를테면 북핵 문제와, 일본의 우경화, 한반도 비핵화 문제, 중국의 신형대국론 등과 같은 학계에 활발히 의견이 오고가는 주제들이죠.

이 책에 실린 몇가지 흥미로운 점들 중에는 ‘일본의 우경화‘라는 표현이 작금의 일본을 온전히 설명하는 것은 어려워 그것보다는 국가의 구심력이 강해지고 종내는 국가주의화의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는데 이 점이 우려스럽다는 진단에 잠시 고민에 잠기게 되더군요. 그동안 아베 정권은 영토분쟁을 보수적 민족주의와 자신의 정치이익으로 결합시켜 좀 더 미국쪽으로 가까워지며 일본의 보통 국가화 내지는 제한적인 재무장에 나서는 모양새였습니다. 그 끝에는 정말 무엇이 있을지 걱정입니다.

북한의 핵문제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된 이야기는 2012년 2월 12일 합의 무산 이후 미국이 북한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더이상 대화에 나서는 것을 꺼리게 되고 미국 내의 수많은 북한, 북핵, 안보 전문가들이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 즉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핵무기와 미사일을 폐기할 정도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가˝ 에 대해선 거의 모두가 회의적일 것입니다. 이 모두가 결국엔 미국과 북한간에 전략적 신뢰가 없어서 일 것이고, 이것은 한국전쟁이후 오랫동안 대화 단절과 봉쇄에만 소비한 시간 만큼의 불신일 것입니다. 한반도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가는 문제도 북한의 핵문제와 미사일 문제로 인해 미국이 달가워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한국 정부도 지난 9년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실효성이 없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중국의 신형대국론과 대두론에 관해서는 ‘과연 중국은 현체제의 이해관계자(stakeholder)인가 아니면 수정주의자(revisionist)인가‘ 에 대해서는 중국인 연구자들이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미래의 미국과의 관계를 과거 냉전의 미소 관계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요즘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 및 파키스탄과 미얀마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면 이들의 주장은 단순히 레토릭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과거의 미소 관계와는 달리 현재 미중 두 나라는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만 점차적으로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대국에 맞는 대접을 바랄 것이고 미국이 이런 중국측의 요구를 과연 어디까지 수용할런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역사를 보더라도 미국은 자신들의 국익과 자신들이 만든 시스템에 도전하는 세력과 국가를 용인한 적이 없습니다. 역외 균형론(offshore balansing)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죠.

가까운 미래의 동아시아가 과연 어떤 형태로 진화할지는 아직 명확하지는 않습니다만 3개의 핵강국과 4개의 강대국, 2개의 중견국이 있는 동아시아의 첨예한 대결은 전세계에 평화에 있어서도 좋지 않은 양상일겁니다. 모쪼록 각 국가의 외교 안보 전문가들이 머리를 모아서 현명한 결과에 손을 내밀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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