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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의 시대 - 정의를 외치는 극단적인 사람들
폴 하이드먼 지음, 신재일 옮김 / 이글루 / 2026년 3월
평점 :
미국 뉴욕시에서 역사 교사로 일하고 있는 폴 하이드먼은 뉴저지 주의 연구 중심 대학인 럿거스 대학(뉴어크 캠퍼스, 럿거스 대학은 3개의 캠퍼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에서 미국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는 미국 정당의 역사는 물론, 더 내밀한 미국 좌파의 역사 및 지식인사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강단 지식인에 머물지 않고 유튜브 등 미디어에 출현해, 자신의 논저를 설명하고, 또한 현재 미국 정치에 관한 나름의 분석도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내 인종 차별과 계급 투쟁에 관련된 글을 내놓기도 했고 이러한 사회적 양상들이 어떻게 사회를 파편화에 이르게 하는지 분석해 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이 글은 원제, "Rogue Elephant: How Republicans Went from the Party of Business to the Party of Chaos"로 지난 2025년 11월에 출간되었고, 국내 번역은 최근인 2026년 3월에 이뤄졌습니다.
우선 국문으로 번역된 책 제목과 관련해 상당히 적절치 않은 편집이라는 점을 밝혀두고 싶습니다. 이 글의 내용이 어느 정도는 (아니 상당 부분) 미 공화당의 극우화 내지는 내란 세력화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지만, 그럼에도 '극우의 시대'라는 제목은 여전히 자극적인 감상을 갖게 합니다. 또한 하이드먼의 이 글은 지난 미국 정치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시대를 기점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적 분화 내지는 뚜렷한 변모를 다루고 있습니다만, 주된 분석은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의 '이념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볼 수 없게 된 점과 이들의 선거 자금과 관련된 뚜렷한 '이익화'와 기업계의 일관된 지지에도 불구하고, 반자유주의화에 편승한 소위 정당으로서의 모습이 사라진, 작금의 변질된 공화당을 매우 면밀하게 비판적인 내용으로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1960년대 초까지, 미국의 공화당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이 드리운 그림자를 현실에서 실질적으로 얼마나 제거할 수 있겠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젠하워를 필두로 당시 다수 공화당 정치인들은 급격한 변경 시도에는 원만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었는데요. 이미 이 글 1장에서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듯, 첨예한 냉전의 시기가 도래할 그 시점에서도 노동자들과 기업과의 권력 싸움은 워싱턴 정가에서 매우 중대한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과정에서 과거 조지프 매카시가 불러 일으킨 '광풍(狂風)'을 프롤로그에서 따로 도출하여, 작금의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하기에 이릅니다. 물론 이 둘의 차이는 어느 정도는 현격한 부분이 있어 무슨 연역의 방식처럼 모두를 처리할 수는 없지만, 우선 매카시가 초래한 '매카시즘'에 대해선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날의 극단주의적 이행과 맞물려서 말입니다. 여기에선 후반부에서 논증하게 될 미 공화당의 '부정적 당파성'이 이 매카시즘과 매우 닮아 있으며, 전자의 매카시즘이 (그저 명목상 허울뿐인) 자유주의를 위해, 그런 난장판을 조장했다면 지금의 공화당이 보이고 있는 '부정적 당파성'은 반자유주의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맥락의 워싱턴 정치 자체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됩니다.
이 책의 주요 해석 수단으로 등장하는 '그림자 정당'과 관련해, 저자인 폴 하이드먼은 서두에 미국 경제사에서, "상공회의소"와 "전미제조협회"의 등장을 시점으로 논증을 이어갑니다. 그 이전까지 미국 내 기업 경영인들이 상대적인 노동 조합에 맞서, 자신들의 이익 단체를 꾸릴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으나, 1910년대 이후 이들의 소위 권력화는 나날이 강화되어 왔습니다. 역대 미 행정부가 자유시장주의 노선의 견지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매번 갈증을 느끼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들 조직은 앞서 진술된 내용이 그저 경영인들의 친목 모임이라는 것을 웃으며 넘긴다 하더라도 1979년 그 유명한 '볼커 쇼크'로 수많은 기업이 도산에 이르자 단순히 '시장 자유'에 올인하는 것을 넘어, 노동 개혁과 이들이 언급하는 미국 내 반기업적인 (물론 이들의 말에 의하면) 세력에 사실상 맞서는 것으로 자원을 투입하게 됩니다. 이는 대체로 의회 로비와 선거 자금 투입이었습니다. 결국에는 이들의 바람대로 1980년대 레이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세법 개정안'이 요구대로 통과되고 "기업에 대한 실질 세율이 33퍼센트에서 16퍼센트"로 크게 낮아지게 됩니다. 이후, 빌 클린턴 행정부의 가장 큰 과업이기도 했던 '헬스케어 개혁 법안'이 공화당 주도의 조직적인 반대로 무산되기까지, 역설적이게도 이들의 정치 세력과의 강고한 연대가 사실상 통념적인 시장의 자유로운 거래를 후퇴시킨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쉽게 동의하는 공화당원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2장에서 분석되는 바와 같이, 앞선 뉴딜은 미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뒤바꾸게 만드는데요. 제 2차 세계대전 전후로 민주당은 '도시적 자유주의' 정당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에 반해 공화당은 미국 기업계의 확고한 지지와 더불어, 보수 세력의 정당으로 옷을 바꿔 입게 됩니다. 저는 하이드먼의 이 글을 일독하면서, 뒤이어 나타날 공화당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의 '민주당 혐오'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면밀히 추론해 보고자 했습니다. 이 글이 그러한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상대 당에 대한 근거 없는 지독한 혐오는 '티파티 운동'이 힘을 잃은 2014년 이후에도 여전히 현재 진행이었습니다. 특히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다면적인 인신공격을 포함한 증오에서도 말입니다. 만약 미 정당사의 맥락에서 그 근원을 파헤쳐 본다면, 아마도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소위 3연임 집권과 그가 추인한 뉴딜 개혁에 이 공화당 세력이 아주 소름끼칠 정도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 앞서 언급한 '티파티 운동'은 명목상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 및 '자유 지상주의'를 기반으로 미국 내 리버럴 정치와 민주당 세력을 일소의 대상으로 삼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의미로 저자인 폴 하이드먼은 정당 정치 바깥의 다수의 의견과 반하는 그림자 정당 세력으로 이 티파티 운동을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민주당이 '노동계를 포섭했다'는 정당사 과정의 소위 이익 집단화를 차치하더라도 함께 가야 할 보수 정당인 공화당이 그 저변의 여러 정치적 측면의 극단주의화를 그저 손 놓고 바라봤다는 점도 상식적인 측면에서 쉬이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물론 이런 면에서 저자는 현재의 공화당 정치를 '이념 정당'으로서가 아니라 반자유주의 세력의 '총집합'으로 해석하는 것 같았습니다. 독자들은 저자가 어떻게 공화당을 반자유주의 세력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마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겁니다. 이에 간단한 설명으로 재 집권한 작금의 도널드 트럼프가 반자유주의적 기조를 통해, 무역과 경제 개혁에 나섰고 특히 통렬한 반이민주의는 세계화에 따른 자유주의 기조에 명백히 반하는 시도로, 저자는 이에 대해서도 그동안 미국에서 대놓고 볼 수 없었던, '삐뚤어진 민족주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도출된 논증으로 봤을 때, 이 모두의 공통된 기반은 노골적인 '반자유주의'였습니다. 저도 저자의 다음 의문인, "공화당은 왜 반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극단적 정치 세력화에 어떠한 반대 의견도 내놓지 못했는가?"에 동의하고, 이러한 질문에서 시작된 논증들이 결국 공화당의 실질적인 정당성 상실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만약 공화당 정치인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이것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우리가 목도하게 될 미국 정치가 그리 밝지 만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 시민들의 삶에 그다지 좋은 결과로 나타나지 않은 의료 보험 개혁과 사회 보장 제도의 개선의 필요성은 앞서 진술된 바와 같이,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를 거치며, 정치권에서 쇠락하게 됩니다. 저자의 진술대로 이 의료 보험 개혁과 사회 보장 제도를 실질적으로 유의미하게 보장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은 미국 시민 모두에게 중대한 문제였습니다. 레이건 시대의 이인자로 여겨졌던 뉴트 깅그리치와 같은 강력한 보수주의자들은 이러한 소위 '반시장주의' 해법에 반대한 것은 분명한데요. 그럼에도 이렇게 확고한 정치 세력에 막대한 로비를 지속한 기업계는 "클린턴의 의료 개혁안이 자기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해 스스로 반대해 나섰을 뿐이다"라는 편의주의적인 진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클린턴 대통령 재임 초기부터 공화당은 클린턴을 매우 증오했고, 더 나아가 그를 경멸"하기까지 했는데요. 민주당의 대통령이 신자유주의를 신봉한 가히 시장 친화적인 인물임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르윈스키 스캔들'을 지렛대로 클린턴의 탄핵 시도 당시, 공화당은 "담배 산업과 기독교 우파"의 강고한 지지에 눈이 멀어, 중대한 시기에 놓인 백악관을 유명무실로 만들려 노력했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갈등 끝에 탄핵은 무산되기는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화를 이끈 자유주의 엘리트 세력이 2008년 전까지 미국에서 중심 세력으로 인정받고, 이들이 가진 생각이 최소한 레이건 행정부까지는 존중 받을 정도였으나, 공화당이 진행한 여러 법안에서 더 오른쪽으로 향하게 된 점은 지금에 와서 어떻게 보면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신자유주의를 이해한 민주당 리버럴들과 공화당의 강고한 신자유주의자들은 크게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역사학자인 딘 베이커 역시 의문을 갖고 그렇게 진술했고, 최근에 읽은 게리 거스틀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비평하기도 했습니다. 레이건의 그 개혁은 소위 리버럴의 묵인이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다는 진술대로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기업의 이익'을 대변했던 공화당은 사실상 조지 W. 부시가 방조한 뉴욕 발 세계 금융 위기에 대응해, 긴밀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는 물론이고, 금융 시장의 붕괴로 현물 시장을 포함한 '신자유주의적 자유 시장'이 관 속에 들어갈 시점에서도 애꿎은 '자유 시장 담론'을 여기다 들이대기까지 합니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더 큰 위기가 찾아오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곧 등장한 오바마 행정부가 내부 논의 끝에, 막대한 구제 금융 밖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것을 의회에 통보했음에도 그리고 그 수많은 전문가들의 다급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보면 민주당 정권의 백악관이 시도하는 대책에 보이는 마뜩찮은 반응이 부정적 당파성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지독한 당파주의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여기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이런 편협함은 자유주의의 유산은 확실히 아니라는 점입니다. 반면에 오바마 행정부 이전의 조지 W. 부시의 막바지 임기 1년 간을 따로 레임덕으로 설명하면서, 다른 정치적 패착이었던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는 일부 사람들에게 2008년의 금융 위기를 예견할 정도로 전조 상황으로 해석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연방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는 물론이거니와 이를 수습하는데 있어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무능한 정실 인사를 내려 꽂는 인사 실패는 조지 W. 부시 정권의 패착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오늘날 공화당 정치를 이렇게까지 변질 시킨 건 티파티 운동과 더불어 코크 형제와 같은 그림자 세력이 한 몫을 하게 됩니다. 현재의 미국 정치가 자유주의적 자정 능력을 거의 상실한 데에는 이러한 원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따로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SNS로 인해 더욱 범람한, 극단주의의 파고도 이에 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러한 이행에 더욱 편승한 미국 정치의 부정적 파급, 그 자체가 되었던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저자인 하이드먼은 6장의 서두에서, 특별히 "트럼프의 집권은 반드시 해명이 필요하다"고 이처럼 강조하고 있었는데요. 더욱이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은 기존의 사회과학적 분석 틀을 무너뜨렸다."고 폭로하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트럼프의 인기는 스스로 SNS를 통해, 정치적인 이슈 등에 즉각적인 답변을 업로드 하며, 일찍이 대중 정치의 속성을 간파한 것에 있습니다. 매우 영악할 정도로 말이죠. 여기에 그는 나르시시즘에 기반한 철저한 자기 이익과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표현된 그야말로 '날 것'의 소통이 대중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는 외견상 공화당의 이념(혹은 정치적) 정당으로서의 몰락과 이 '트럼프 현상'이 그 궤를 같이 했다는 점에서 두 현상의 부정적 시너지 효과로 인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미국 정당 정치의 어두운 단면을 비로소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닉슨에 반대했던 블리스를 떠올려본다면 이는 극명하게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2014년 당내 주류 세력이었던 칼 로브와 그 패거리들은 중간 선거의 승리를 바탕으로 정치적 도전들을 물리치고,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게 됩니다. 2015년 1월, 부시 일가의 젭 부시가 출마를 앞둔 시기에 당내 의원들은 이런 젭 부시가 승리를 하게 되면 당내 세력을 일소해, 진정한 통합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이것은 결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6장에서 진술된 바와 같이, 2015년 초, 코크 형제는 2016년 대선에 9억 달러 가까이 지출할 계획을 잡게 됩니다. 이는 대선 캠프 전체의 지출과 맞먹는 규모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공식적으로 대선에 출마하게 됩니다. 2015년 8월에 열린 첫 공화당 예비경선 토론회 이후, 트럼프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게 되는데요. 이때 경쟁하던 젭 부시와 테드 크루즈는 곧 지리멸렬해지기 시작하는데 특히 테드 크루즈는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를 꺽고 그의 조직을 쉽게 흡수할 것이라 믿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당시, 공화당 지지자들은 세금과 복지 삭감 문제에 있어서는 회의적이었던 반면에 이민자와 다문화 정책에는 더 적대적인 상황이 되었는데요. 이에 트럼프는 이 틈새를 완벽히 파고 들어, "매디케어, 메디케이드, 사회보장을 삭감 없이 지킬 것"이라고 약속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 같은 무역협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특히 이민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혹자들은 이런 트럼프가 단순한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아닌, 의회 바깥의 반이민, 반자유주의, 그리고 극단적 보수주의 연합과 이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광범위한 세력이 결집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부분과는 별개로, 이 도널드 트럼프 현상이 초래한 중요한 것들 가운데, 공화당의 도드라진 부정적 당파성, 즉, '상대당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이 트럼프를 매개로 실질적으로 발현되었다고 분석합니다.
그럼에도 항간의 트럼프의 당선과 관련해, 저자는 널리 알려진 두 가지 주장을 언급합니다. "트럼프의 당선이 공화당이 새로운 노동 계급 중심의 유권자 기반을 확보하는 전환점이었다는 것과 인종주의 급증의 결과"라는 시각입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저자는 강조하면서, 첫째로 트럼프의 노동 계급 지지 상승은 2005년 이후, 노동 계급을 포획하기 위한 공화당의 추세와 다름 아닌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또한 둘째로 백인 유권자들의 '인종적 반감'이 이때 대규모로 퍼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인용됩니다. 일례로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백인들이 인종적 반감이 깊어진 징후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강조하고 이런 주장에 대한 최신 분석들도 비슷했다고 언급합니다. 그 대신 "트럼프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는가를 이해하려면" 당시 트럼프 캠프가 보여준 독특한 전략에 있다고 진술하는데요. 힐러리 클린턴이 정치 광고에서 자신의 인격과 자격에 집중했던 반면, 트럼프는 공화당 내 다양한 세력을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메시지 전달과 각종 정책에 대한 의견 제시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선명성을 강조했던 바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은 대중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뚜렷했고 일부 계층에게 반감을 사고 있던 점을 개선시킬 노력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살아온 발자취나 업적 만을 늘어놓는 자기 광고는 역시 패착이 되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결국 트럼프 당선에 있어서 노동자 계급의 불만과 확대된 이민 정책과 이민 문제 자체 때문에 표가 몰린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대중들이 인식하는 힐러리 자신에 대한 문제에 있어, 캠프의 대응 실패와 실효적인 선거를 치르지 못한 정치적 무능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다만,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트럼프의 인종주의는 백인 우월주의와 이를 지지하는 단체들과 맞물린 측면이 분명 있고,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으로 해석되는 '러스트 벨트' 지역의 산업 쇠퇴와 그에 따른 수많은 노동자들의 분노가 표로 트럼프에게 결집된 점도 그저 무시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끝으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스티브 배넌과 그에게 영감을 안겨준 지금은 작고한 앤드루 브라이트바트의 소위 영리한 정치적 연계는 그동안 코크 형제로 대표되는 그림자 정당과 마찬가지로 공화당을 정당으로서의 영향력을 붕괴시킨 주요 원인으로 불릴만 합니다. 특히 스티브 배넌은 지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에서 특별한 참모로 활동하여, 전부는 아니겠지만 공화당 주류 세력이 트럼프에게 굴복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에게 일종의 카리스마를 엿본 바바라 F. 월터의 인상 만큼은 아니지만, 저자인 하이드먼 역시, 아주 일관되게 '작금의 정치 상황을 내전 상태'로 규정하고 이러한 이행에 기름을 끼얹은 극단주의 세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바바라 F. 월터 역시, 하이드먼과 유사하게 이 내전 상태에 대한 놀랄만한 정치적 분석을 도출하기도 했는데요. 저 역시도 이미 동의하는 부분이지만, 2020년의 대선 패배의 한가운데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충동하여, 무장한 무리들이 미 의회에 난입하게 된, 2021년 1월의 그 사건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 그리고 그들의 무리가 어떠한 사법적 처벌도 없이 넘어간 장면은 미국 민주주의의 오욕임과 동시에 미국 정치가 어디쯤에 있는지 아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을 자유 지상주의자라고 설명하는 마이크 펜스가 자기 이익에만 영합하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그토록 아첨을 일삼았다는 내용도 충격이거니와, 워싱턴이 일개 대통령의 카리스마와 권력 향배로 유지되는 것이 아닌 의회와 행정부의 면밀한 대화와 의견 도출로 타협에 이르는 과정으로 유지된다는 점을 망각한 도널드 트럼프의 오만 자체는 이 시대의 정치가 그 세를 다하여, 붕괴를 드러내는 상징, 그 자체라고 보는 것이 과도한 해석은 아닐 것 같습니다. 또한, 미국 보수 정치가 사실상 자유주의 자체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미래는 그만큼 암담함을 넘어 그 끝이 불분명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과거 닉슨의 사례로 보건대, 당을 자신의 입맛대로 요리하여 장악하고자 하는 시도는 공화당을 사실상 위협에 빠뜨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자 역시,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철저하게 당을 장악한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패배한 사건을 거의 역설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는데요. 민주주의에서 정당의 진정한 값어치는 돈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 따위가 아니라, 할 말을 할 수 있는 의지와 그 선명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 역시, 저자의 광범위한 분석인 "미국 정치가 선거 자금 획득의 소위 비약적인 혁명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는 진술에 동의하며, 앞으로 공화당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점도 이 글을 통해, 분명히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조지프 매카시와 도널드 트럼프) 진실과 거짓에 크게 개의치 않았고, 지지자들로 하여금 적을 향한 분노를 부추기는 ‘선동 정치‘를 했다는 점도 닮았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이 골드만삭스에서 베들레햄스틸에 이르는 기업계 연합의 지지를 받아 당선될 때, 기업계의 최우선 과제는 세법 개정이었다.
공화당 우파는 기업 비리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에 반대하고, 대담한 세금 삭감을 지지하며, 노동조합과 규제에 대한 지속적인 적대감을 지닌 판사를 임명하는 싸움에서 믿음직한 방패가 되어주었다.
민주당 내 자유주의 세력은 일찍부터 남부 보수파를 적으로 규정하고, 1940년대 이후에는 이들을 당에서 축출하거나 그렇게 하지 못할 경우 결정적으로 힘을 약화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1932년과 1934년의 연이은 선거 패배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많은 사람은 신중함이 용기의 일부라는 사실을 빠르게 깨닫고, 루스벨트 행정부에 직접 도전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아이젠하워 행정부에서 우파를 달래기 위해 부통령 후보로 기용된 리처드 닉슨조차 1960년 대선후보로 지명을 받기 위해 우파가 가장 싫어하는 넬슨 록펠러와 타협해야 했다.
닉슨은 공화당을 자신의 뜻대로 완전히 장악하려 했으나, 블리스는 이에 반대했다. 결국 닉슨은 당 조직을 무시하거나 우회하여 독자적인 권력 기반을 구축했다.
1994년 초 공화당이 클린턴의 의료개혁안을 강력히 반대한 것은 기업계의 여론을 반영한 결과였다.
조지 W. 부시는 미국 기업 지도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아버지 조지 H. W. 부시는 오랫동안 전형적인 ‘비즈니스 공화당원‘으로 활동했다.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뉴올리언스의 심각한 피해와 행정부의 늦장 대응은 국가적 우선순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공화당이 대공황 수준의 혼란을 막기 위해 대부분의 기업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겼던 구제 금융 법안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볼커 쇼크‘로 인한 금융 변동성 속에서 수익을 찾으려던 은행들은 대공황 이후 도입된 수많은 규제의 철폐를 요구했고, 실제로 많은 규제가 차츰 해제되었다.
당시 코크 네트워크와 전통적 보수 단체들은 힘을 합쳐 오바마 행정부에 맞서 공화당이 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티파티 운동가들은 이 타운홀 미팅을 소란스럽게 만들고, 의원들을 거칠게 비난했다. 이런 행동은 헬스케어 개혁 반대 여론을 널리 알릴 뿐 아니라,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상실했다는 인상을 심어주어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 하락에도 일조했다.
그 후 2년 동안 코크 네트워크의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은 티파티 운동을 지원하며 2010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공격하기 위해 광고와 유세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
로브는 오바마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보수진영의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사람들은 우리를 거대한 우파 음모라고 부르지만, 사실 우리는 반쪽짜리 우파 음모에 불과하다. 지금이야말로 진짜로 움직일 때다"고 말했다.
8월에는 공화당 하원 의원 마크 메도스가 오바마 헬스케어 예산 전액 삭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방정부 예산을 인질로 삼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는 2012년 대선에서 롬니가 패배한 직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라는 정치 슬로건을 상표 등록했다.
티파티의 격화된 극단적인 공격으로 인해, 공화당 지지층은 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선전포고‘를 강하게 외치는 후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민주당은 노동조합 등 연합 세력의 지지를 받으며 보호무역을 훨씬 노골적으로 주장할 수 있었던 반면,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공화당 의원들은 탈산업화의 책임을 중국에 주로 떠넘기면서도 이를 가능하게 만든 미국 내 정책에는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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