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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본 한중관계의 오늘과 내일 (양장) ㅣ 원광대학교 한중관계 브리핑 5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7년 2월
평점 :
한중관계 특히, 중국 연구와 관련되어 국내에 명성을 갖고 있는 곳이 성균관대의 성균중국연구소와 경남대학교 그리고 한동대 정도가 개인적으로 생각이 납니다만 한울에서 나온 이 책의 집필진 또한 앞선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최근에 중국관계학에 대한 연구를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인데요. 사실 1992년 한중수교 이래로 한중간의 교역 규모가 나날이 증대되면서 양국 간의 활발한 민간 교류에 힘입어 국내 대학에서도 중국 연구에 대한 붐을 일으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최근의 뉴욕 타임즈의 설문조사로 밝혀진 바대로 한국에서 더이상 중국에 대한 희망적인 의견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국인들의 '혐중 인식'은 이미 여러 국내외 언론사들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었죠. 현재 미국의 대 중국 압박 나날이 강도를 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경제와 안보라는 이원화된 외교로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는 다소 불명확합니다. 바로 그런 내용들을 이 책이 담고 있기도 한데요. 여기에 실린 글들은 일종의 시론이나 적은 분량의 칼럼으로 얼마전에 중국측의 보복으로 이어진 사드 사태와 근래 한중간의 여러 현안들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에서 기획하여 지난 2017년 2월 국내에 출판되었습니다.
여기 글에서도 간략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만 현재 미국의 대 중국 압박은 과거 고대 로마 시절의 '분할 통치 Divided and Rule'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볼 수 있읕텐데요. 동맹과 우호국들을 늘려 중국을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전형적인 형태로 과연 중국이 이러한 고립에 빠지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볼일입니다. 다만, 제가 좀 주의 깊게 본 대목은 2015년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여 한중간의 관계가 더할 나위 없는 밀월관계에 이르렀고 국내 보수 신문인 모 신문사 조차도 박 대통령의 참석을 인정한 바가 있다는 구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드 배치로 인해 이러한 한중간의 밀월이 무너지게 되지요. 저는 중국의 노골적인 사드 보복을 언급하기보다는 이 글을 통해 한가지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결과론적이겠지만 미국이 한국에 대한 사드 배치를 통해 노리는 바가 확실히 있었다는 점입니다. 뭐 표면적으로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를 위해 들어왔다는 소리가 있었고, 마찬가지로 미국이 주도하는 MD 체제와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망을 훑어낼 수 있다는 것이 미국 국익의 유리한 점이라고 여러 지면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통해 추측해 보건대, 당시 워싱턴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던 한국의 대중 외교를 작살내면서 일본처럼 미 동맹 체제에 편입시켜 미국이 원하는 외교를 하고자 한 노림수였다고 여겨졌습니다. 익히 잘 알려진 바대로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에 한국을 위해 미국이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외교가에서 유명했습니다. 물론 사드 배치가 전격적으로 이뤄지기 전에 중국은 여러 외교 통로를 통해 아마도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을 것입니다. 외교에 단언하는 확답은 있을 수 없지만 아마도 당시 한중간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기도 하는데요. 결국 사드는 성주에 배치 되었고 러시아의 경고 그리고 중국의 엄청난 보복이 이어졌습니다. 여기 집필진들도 당시 박근혜 정부의 외교 무능을 꼬집고 있었습니다만 한국의 국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초등학생처럼 이리 끌려다니고 저리 끌려다녔었죠.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독트린처럼 우리나라도 미중간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명확한 기준을 놓고 양국을 이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친중과 친미는 사실상 우리나라 국익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여기에는 꽤 귀중하게 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측의 의견을 엿볼 수 있는 글이 하나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중국 산둥대학교 중한관계연구중심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비잉다의 글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한국 수역에 할당된 중국 어선들의 어획량을 기존의 6만톤에서 더 늘리자는 것이 그의 다른 주장이기도 하였는데요. 중국 내의 지식인들이 대부분 당과 정권을 추종하는 경향이 있어서 이러한 주장이 크게 새롭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냥 원론적인 내용에 자기들의 주장만 담은 (한국측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전형적인 중국인의 글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글을 볼때마다 한숨만 나옵니다만 근래 중국측의 전방위적인 강요와 방만한 태도는 실로 눈살을 찌뿌리게 합니다. 이미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 왜곡 때문에 중국인들의 관념 체계 자체가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임을 우리는 익히 알게되었는데요. 이러한 자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또 어떤 식으로 우리의 이익에 수렴하게 만들 수 있을지는 제가 외교 관계자는 아니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끝으로, 이 책은 크게 한중관계 및 중국 인식에 있어 크게 새로운 내용이 담겨져 있는 글은 아닙니다. 그저 평이하고 근래 언론이나 여러 글들을 통해 나온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이 논하고 있는 두 가지 지점이 크게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요. 황당무계한 홍콩의 독립 가능성과 "남북 교류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마저 폐쇄되어버린 우리의 상황에서는 만나서 다툴 수라도 있는 중국과 홍콩이 참으로 부러워 보인다"는 글에 실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홍콩의 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망도 보이지 않는 미래와 투쟁하고 있는 상황을 '만나서 다툴 수라도 있는' 배부른 다툼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 저는 실로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또한, 다음 글에서 "중국 동포 (조선족)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일원"이라고 언급하는 것도 절로 짜증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었는데요. 엄연히 법적으로 중국 국적인 자들을 우리가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항변하는 것은 중국 측의 불쾌를 초래할 수 있고, 중국 동포 대부분의 정치 인식과 역사주의를 고려해 봤을 때, 그저 다른 나라 사람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들이 우리 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자들의 사해 동포주의는 충분히감안하더라도 이렇게 말도 안되는 수사는 지식인의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세계화 시대에 편협한 인종주의는 불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앞서 나간 이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산에 급하게 출장을 내려와서 저녁에 읽을거리를 찾다가 중고서점에서 구매한 책이기도 한데요. 근데 앞장에 출판사의 증정품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었습니다. 서점들은 암묵적으로 증정품은 판매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확인을 해보지 않고 산 일차적인 책임이 저에게 있습니다만 검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중고 서가에 올린 알라딘 측의 무성의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출판사의 의도된 편집인지 아니면 집필진의 원래 원고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글로 된 용어와 단어 뒤에 한자를 '간체자'로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중국어 글도 아니고 중국 원본이 한글로 번역된 것도 아닌데 왜 우리 한글로 표시되는 한문 조차 간체자를 봐야하는 걸까요. 이것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영국을 EU 시장의 교두보로 삼으려고 공을 들였던 중국은 영국의 EU 탈퇴 소식에 쓰린 마음을 부여잡아야 했을 것이다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한 상황에서 최근 한국 국내 여론에서 볼 수 있듯 한국은 핵 보유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2015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에서 본 바와 같이, 중국은 역사 문제를 중심으로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우군으로 삼고자 한다
한국과 중국이 2015년 6월 정식 서명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체결 찬성을 주장하는 언론이 82%로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반대는 4%에 불과했으며 불분명한 입장을 나타낸 언론은 14% 정도였다. 경제와 관련한 두 가지 사안에 대해 국내 언론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적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우려는 설득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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