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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 - 기본소득으로 위기의 중산층을 구하다
피터 반스 지음, 하승수 해제, 위대선 옮김 / 갈마바람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뉴스위크와 뉴 리퍼블릭 등에 활발한 경제관련 기고를 해 온 저술가이자 지난 수십년간 사회적 기업을 운영한 기업가로서 미국 내에 적지 않은 명성을 쌓은 피터 반스의 이 책은 지난 2014년 출간된 ‘With Liberty and Dividends for All’을 국내에 번역 출간한 것입니다. 특이점은 따로 녹색당의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이 해제에 참여했는데요. 그만큼 시민들의 소득에 관련된 이슈와 관련하여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 글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여기에 피터 반스는 오늘날 만연된 소득 불평등과 관련하여 창의적인 2가지 의견을 갖고 있는데요. 일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소득은 필요하다는 것과 공유재 개념을 이용해 국민 배당을 실시하자는 주장입니다. 자신이 밝히는 기본 소득과 관련하여 현재 일정부분 소득을 올리고 있는 시민들에게 공유재를 비롯한 차후 소득을 지원하는 것이 그들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전제하고, 이와 관련하여 “일을 하지 않는데 돈을 주면 사람이 게을러진다”는 반대 의견에는 위의 주장을 선동으로 판단하고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제시된 모든 방안에 적용되므로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며 불평등에 대한 많은 시민들의 근본적인 의식 변화 필요성에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소득 불평등과 관련된 각 사회의 갈등에는 자본주의 내의 시장 우선적 관점과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기득권층의 배타적 의견이 전제되어 있어 이것을 시민적 공감대로 확대하여 시민들의 기본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한 필요한 사항임을 인식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미 사회 갈등이 어느 정도 진행된 사회에서는 각 계층간의 견제와 홀대가 만연되어 있어 이를 먼저 극복하는 것도 우선되어야 할 사항일겁니다.
1880년에 고안된 세계 최초의 사회 보장 보험은 비스마르크에 의해 주도된 사업입니다. 이는 당시에 나날이 확장 일로에 서있던 사회주의적 조류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방법이었는데요. 저는 이런 피터 반스의 언급을 ‘오늘날의 자본주의 국가들이 해야만 하는 그리고 이것이 사회주의적 접근이 아니라는 의미로서의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니까 자본주의의 모순을 인정하고 그것을 개선하는데 노력하는 것은 결국 시민들의 삶을 안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여겨지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피터 반스가 제시하는 시민들의 기본 소득과 관련된 다른 수단의 언급은 자본주의와 그 시장이 다하지 못하는 것을 일종의 보조적 방법으로 보완하는 것이겠죠. 반스도 시장을 타파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개선하자는 입장을 명백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4장과 6장은 매우 중요한데요. 4장의 초과 이윤과 관련된 자본과 노동에 대한 고찰과 “초과 이윤은 전체에 초과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에서 가져온 것으로 구성된다”고 언급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초과 이윤을 바탕으로 6장에서는 미국 알래스카 주에서 현재까지 행하고 있는 ‘공유재인 석유 생산의 이익’을 공공 펀드화 같은 방식으로 알래스카 주의 주민이 각 1주를 부여받아 배당금을 분배하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매년 모든 알래스카 주민에게 1000달러(4인 가족이라면 4000달러)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2008년에는 1인당 3269달러를 지급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그는 소개하는데요.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자원을 공유재로 만들어 그것의 이익 시민들에게 소득이라는 혜택을 보장한 신선한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우리 나라에 이와 같은 것을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관점을 바꿔서 국민 연금이나, 국부 펀드에서 발생되는 이익을 전환해 시민에게 돌려준다거나 직접노동세를 감면해 실질적으로 소득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고민해 볼 여러 조건들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국부를 여러 인프라나 공공 지원에 할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조금 발상을 전환해 여러 방안을 고민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책의 반스도 8장에서 탄소 배출권과 관련된 사항에서도 상쇄권을 이용해 시민들에게 혜택을 돌릴 수 있다는 의견을 또한 개진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이 어느 정도 유의미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소득 불평등과 관련된 문제를 복지 제도의 개선과 같은 일방향적인 수단으로 바라봤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우리 나라에도 이와 관련된 충분한 대체 자원들이 존재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서 반스의 제안은 꽤 창의적인 의견과 해석이 뒷받침되는 진지하게 고민해 볼만한 여지를 남겨주지 않았나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