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안정 노동자 우리시대 학술연구
이승윤.백승호.김윤경 지음 / 후마니타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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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인 이승윤 선생과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전공 교수인 백승호 선생이 이화여대 박사과정에 있는 김윤영씨와 함께 의미있는 공저를 출간했는데요. 역시나 후마니타스에서 출판을 맡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최저 임금과 관련한 정치권의 소모적 논쟁에 뭔가 의미있는 해답을 이 책이 주지 않을까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요. 260여 페이지 분량의 술술 읽혀지는 글이라 단시간 집중해서 소화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3명의 학자들의 이 공동 연구물은 우리 나라 노동시장에서 크게 3부분의 문제점을 꼽고 있는데요. 청년층의 노동 불안정성과 65세 이상 노인의 49%가 빈곤층인 ‘노인 빈곤층 문제’ 그리고 ‘불안정성의 젠더화’라 지칭되는 여성 노동 계층의 불안정성이 이와 같습니다. 우리 나라는 OECD 국가들중에 복지 지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전통적으로 고용시장에서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고용 및 임금 보호 제도와 기업 내 훈련, 종신 고용, 연공 임금제 등의 형태로 제공되는 대기업의 복지 제도는 대기업 종사자와 중소기업 종사자 사이에 구조적인 차이를 만들어냈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대기업들에 유리한 유동적 고용 제공을 위해 비정규직과 같은 단기 고용 제도를 도입한 상황에서도 대기업의 복지와 수입은 예정대로 올랐지만, 중소기업을 비롯한 일정 규모 이하의 사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의적 흐름에서 가뜩이나 기업 친화적인 노동 시장의 기득권이 더욱 기업에 쏠리면서 현재 고학력 청년 니트족과 히키코모리들을 양산시키는 등의 사회적 문제를 양산했습니다. 일찍이 앤소니 기든스는 소위 ‘위험 사회 이론’에서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기본소득 만으로는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전세계 학계에서 주목을 끌었지만, 한국은 특히 이러한 미흡한 사회 보장제를 오로지 개인적 차원으로 끌어내려 일종의 말도 안되는 ‘아프니까 청춘론’ 을 확대 재생산 시켜왔습니다.

사실상 이러한 고용시장에서의 불균형적이고 불안정성의 상황에서 ‘비정규 노동자가 사회적 보호에서 배제되는 것은 고용주의 입장에서 노동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체 고용주와 기업주의 이해 관계에 밀접하게 관계되어 왔고, 과거 덩샤오핑 시절의 1980년대 중국과 최근의 인도가 ‘낙수효과론’에 따른 선별적 경제 집중과 같은 상대방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회피론’이 한국에서도 경제 시장 내에서 주요한 논리로 개발, 확장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여기에 이 글은 6장까지 전계층의 ‘불안정한 노동 상황’ 의 분석을 일목요연하게 효과적인 자료를 덧붙여 이해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후 7장에서는 서유럽에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프레카리아트’ 문제를 한국의 상황에 대입해 설명하고 있는데요. 한국은 2014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에서 32%가 프레카리아트 계층으로 사실상 이들이 고용 불안과 사회 안전망에의 배제와 같은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정부나 학계에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계로 봐도 무방합니다. 결국 기본 소득의 실질적 보장은 ‘물가상승률’과 대비하여 어느 수준 정도로 양자의 격차를 줄여 나갈것인가에 달려 있고, 이를 좀 더 확대시킨다면 그동안의 친기업적인 노동 정책을 세계 11위의 교역국과 막대한 무역흑자를 나날이 기록하고 있는 경제국가의 위상에 걸맞는 노동 대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여기 이 책은 우리가 노동 시장에서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 또한 해마다 배출되는 청년들의 노동 시장 진입이 시장 내부에 어떠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아주 면밀한 분석과 자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얼만간의 기사 등으로 이와 관련된 정보를 취득하는 것보다는 이 책을 통해 얻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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