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 세계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아시아의 두 거인
크리스 오그덴 지음, 김은지 옮김 / 시그마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 크리스 오그덴은 영국인으로서 아시아 지역의 안보를 연구해 온 학자인데요. 현재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의 아시아 안보 분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의 과거 연구서들을 검색해보니, 중국과 인도에 관련된 학술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다만, 국내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약간의 기대를 갖고 오그덴의 이 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크게 7장의 주제로 나눠, 중국과 인도의 국내와 국제적 현황을 배경으로 경제, 군사, 외교, 지정학 등으로 세밀한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7장은 오늘날의 강대국이라 지칭할 수 있는 미국의 패권과 비교하여 이 양국이 추구하는 자국의 ‘강대국 지위 획득’이 어떤식으로 관련되고 배제되는지에 대해 다소 의미있는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를 해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많은 도표와 자료들을 책의 뒷부분에 첨부하고 있는데요. 본문에 인용되어 있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들도 그렇고 꽤 객관적인 입장에서 중국과 인도를 고찰하고 있는 점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여겨집니다.

골드스타인의 유명한 주제인 ‘세계 패권을 잡기 위한 국가적 대전략인, 국제적 제약속에서 국력을 수단으로 삼아 국익이라는 목표를 가장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것’ 과 조지프 나이가 일찍이 주장한 국제 사회에서의 힘이라는 의미는 ‘타국에게 원치 않는 일을 행동하게 만드는 것’으로 냉전 이후의 국제 관계에서 강대국들이 보이는 패권과 힘의 논리가 어떠한지는 앞의 설명을 통해 명백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의 국제 사회 체제가 세계2차대전 이후 미국과 서유럽이 만들어놓은 것으로, 오그덴은 7장에서 이러한 여러가지 조약과 국제 체제를 미국이 만들면서 이를 통해 효과적으로 영향력과 패권을 유지해왔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즉, 이러한 배경에서 중국과 인도는 자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증대됨에 따라 이러한 미국이 만들어놓은 국제 시스템에서 과거처럼 공존과 편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만의 논리를 개발하여 다시 재평가를 받으려고 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이 책이 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보입니다. 사실상 중국과 인도 양국은 대체로 동일하게 전통적인 국내적 요인으로 과거의 영향력을 되찾으려는 숨겨진 민족주의적 욕망과 현실적으로는 지역 내의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인정받으려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자신들의 장점 만큼이나 한계도 매우 명백하여 섣부른 예측은 경계가 필요할 만한데요. 데이비드 샴보가 자신의 저서에서 “중국은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아니라 불완전한 강대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고” 키신저가 말한대로, “인도는 여러 내부 모순과 국가 체제의 무능으로 한계가 확실하여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들이 앞으로의 양국의 헤게모니 획득에 불안 요인들이 있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실제적으로 중국, 인도 양국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경제와 군사적으로 핵보유 국가이며, 해당 지역내에서 강국으로 분류될 만합니다. 이러한 성장과 배경에 대해 오그덴도 마찬가지로 여러 인용을 통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적대국인 파키스탄이 중국과 연계해 인도의 영향력을 줄이고 있고, 이에 인도는 구소련과 현재의 러시아와의 군사적 거래 및 지원을 통해 파키스탄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해왔는데요. 양국은 서로 적대적이면서, 자국의 이익과 관련하여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이를테면 인도의 사활적 이익이라 불리우는 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중국의 개입이라든지, 미얀마와 파키스탄에 항구를 조차하고 있는 중국의 숨겨진 목적 등이 이와 같은데요. 과거 인도가 핵실험을 통해 미국의 제재를 받다가 중국 견제 필요성을 인식한 미국이 ‘국제 비확산 레짐’을 해치면서까지 인도와 핵조약을 맺은것과 같은 ‘미국 변수’ 가 이들의 강대국 부상에 있어서 큰 고려 사항이 될 만해 보입니다.

중국과 인도 양국 모두 각기 다른 정치 체제를 갖고 있지만, 극심한 빈부 격차와 계급 문제, 부패와 내부의 경제적 모순 등을 일차적으로 넘어서 사실상 ‘정상 국가’의 궤도에 오르는 것이 제일 먼저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그덴은 7장에서 어떻게 미국이 세계 패권 국가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미국은 군사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상당한 위치에 오르면서 패권국의 지위에 대한 논란을 잠재웠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강대국에 이르는 길은 어느 한쪽의 발전만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패권국이 지위가 오늘날에 ‘세계 지도국’에 준하는 지위도 갖고 있다는 것을 짐작해 봤을 때, 공산당 일당 체체의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과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카스트와 종교 계급 문제가 21세기인 아직도 ‘거대한 봉건주의 국가’로 비추게 만드는 인도에 있어서 앞으로 큰 걸림돌로 여겨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결국 중국과 인도가 주변국들의 폭넓은 이해와 인정 없이 직접적인 수단인 군사력이나 경제적 침탈로 자신들의 이익과 나아가서는 강대국의 지위를 인정받고자 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반대와 투쟁에 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확대와 댜오위다오/센카쿠 문제 등으로 일본을 비롯한 베트남, 필리핀 등과 갈등을 빚어왔고, 더 크게 보면 이들 지역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미국의 우려를 불러 일으켜 오히려 더욱 미국 조야에 ‘중국 봉쇄 필요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정치평론가인 옌쉐퉁의 주장대로 2023년 이후의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게 될지는 앞으로 더 지켜볼 문제입니다.

미국이나 중국 학자가 아닌 영국의 전문가가 분석한 이 책은 꽤 객관적인 시각이 인상적인데요.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오늘날 분단의 영향이 되었다고 밝히는 점과 지역 내에서 전통적으로 중국의 지위를 넘어서는 국가는 없었다고 자부하는 ‘중국 예외론’에 대한 온건적인 비판 등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무작정 세계 패권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세계 유수의 샤머니즘 이론가들’ 에 비해서는 충분히 인정할 만한 글이었습니다. 미어샤이머의 주장대로 중국의 부상이 평화적으로 되지 못한다면, 이것은 크게 세계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인도 역시 파키스탄을 잣대로 배타적인 군사력 증강에 나선다면 그 역시도 양국의 핵전쟁을 불러일으키는 큰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두 국가의 강대국화에 대한 이런 이론적 분석과 가능성을 담은 특히 여러모로 객관화된 이 글은 충분히 독자들에게 현실적인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