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사용설명서 - 번영과 몰락의 성적표
다이앤 코일 지음, 김홍식 옮김 / 부키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지난 2014년 출간된 GDP : A Brief But Affectionate History를 번역 출간한 것인데요. 저자는 맨체스터대학교 공공정책학과의 교수이자 영국에서는 여성 경제학자로 유명한 다이앤 코일입니다.

원래의 원제와 일견 일맥상통하는 주제인 GDP에 대한 역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학에 관한 이야기, 인류 행복을 위한 후생과 복지에 대해 경제학자로서의 의문과 사색이 글 전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문 경제학의 이론서라기 보다는 광범위한 경제 주제에 대한 에세이(essay)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다고 입문서 성격의 가벼운 것들은 아니고 독자들이 읽고 생각해 볼 만한 글이라 생각됩니다.

GDP 즉 gross domestic product 는 국내총생산이라는 뜻인데요. 세계2차대전 이후 유럽의 재건과 냉전의 대결이 첨예화 되고, 특히 1970년대에 OPEC에 의한 석유 파동과 미소간의 대결에서 서구 세계를 아우르는 제1세계의 경제 지표를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서 학자들과 관료들에 의해 GDP라는 개념이 도입됩니다. 사실상 저자도 인정하고 있지만, GDP가 오늘날 공신력을 제법 갖고 있지만 이 결과를 도출해내는 자료와 통계의 어려움은 익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바꿔 말하면 GDP 자체가 한 국가의 경제 지표를 나타내는 보조적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할 뿐이지 명백하게 주관적이고 정확한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아프리카 대륙의 사하라 이남의 여러 국가들의 경제 수준을 GDP를 통해 완벽히 해석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이들 국가들은 물가 통계라든지 전체적인 경제 규모를 일선 통계의 부족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가나와 나이지리아와 같은 국가가 실제적으로 상당한 경제 규모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GDP가 명확히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여기 글에 언급되어 있는데요. 하지만 OECD를 비롯해 여러 국제기구들이 국가들의 경제 규모를 재는데 이것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중국과 같은 일부 국가들은 이를 추산하는데 필요한 통계 자료들이 정확하지 않아 WTO에 제공하는 자료들이 중국 정부의 작위적인 제공이라는 한계가 분명 있습니다.

또한 다이앤 코일은 이러한 GDP개념이 앞서 제가 언급한대로 어느 한 국가의 국민들의 행복을 정확히 잴 수 있는 수단이 아니며, 후생과 복지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양적 견인만의 자료가 경제 발전으로 포함되어 이해되는 번영의 척도로도 정확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OECD 국가의 평균 GDP가 4만 달러인데 비해 후발 개도국들의 평균 GDP는 400달러 수준인데 애초에 국민들의 행복과 복지에 대한 관념은 경제 발전을 달성하고 나서야 의식이 고양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로지 산업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선진 국가들 정도만이 국민들 스스로의 삶의 행복에 대한 관념을 의식할 수 있다 해석이 가능하겠죠. 다만 소득 수준이 미미한 국가들의 국민들이 전부 불행하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에 후생과 복지를 나타내는 일련의 수단들이 정립되는게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제가 이해한 것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경제와 경제학이 어떤 노력을 해야되는지에 대한 경제학자로서의 고민도 느껴졌습니다.

더불어 2008년 이후 경제학에 있어서 ‘금융 시장의 비이성적 가열’이 초래한 문제들과 오늘날의 금융 시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고민도 들어있는데요. 오로지 생산성의 지표로서 경제학의 본류를 이해했다면 과학 기술 발전과 그 혁신으로 통한 영향이 경제에 어떻게 작용했고 금융 시장의 고도화와 같이 경제 분야의 복잡성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어 앞으로 학자들과 관료들의 유능한 대응이 나날이 필요해진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과거의 GDP가 다소 기계적인 측면이 있었으므로 이것을 개선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학문적 고안이 필요하고 양적 규모로서의 경제만으로 각 국민들의 행복과 복지를 일괄적으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전통적인 경제학만의 범위가 아니라 문화나 과학 기술과 같은 개념들까지도 차용해서 도안해보는 것이 어떤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 만큼이나 GDP가 아우르는 각 경제 주체들의 진보적이고 휴머니즘적 이해도가 마찬가지로 수렴되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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