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es are burning, ocean gypsy 등의 곡으로 유명한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르네상스(Renaissance)를 좋아한다.

여성 보컬 에니 헤슬램(Annie Haslam)의 청아하고 신비로운 음성 때문이지만 클래시컬하고 서사시적인 르네상스의 음악세계와 에니 헤슬럼의 목소리가 이루는 조화 때문이라고 해야 정확하다.
오랜만에 그들의 곡을 다시 들으며 내가 생각하는 것은 문예부흥이라는 그룹 이름처럼 나도 부흥의 몸짓을 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하고 싶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겐 꽃시절이 없었˝다는 한 시인의 말이 내 말이기도 하다면 부흥이 아니라 영국의 하드록 그룹 레인보우(Rainbow)의 ‘상승‘을 뜻하는 라이징(Rising)이라는 앨범 제목을 내게 점지된 괘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나는 물론 ˝내겐 꽃시절이 없˝었다는 시인이 다른 지면에서 건넨 고통스런 자기 고백들까지 나를 설명하는 말로 차마 삼지 못한다.

‘안팎‘이라는 시, ‘빈 산‘이란 시 등은 너무 적나라한 슬픔과 비참을 담아낸 시이고 내가 아무리 힘겨웠을망정 정치사회적인 맥락의 시를 내 처지를 설명하는 언어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고독한 모색과 실험을 계속했다는 그 시인의 80년대는 나의 지금 이후의 시간들과 맞먹을 것이다.

오늘은 이 정도만.. 호사다마를 경계하는 조심스런 마음으로.. 이렇게 추상에 실어 나를 설명할 수 밖에 없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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