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곧 가리라 아무 것도 부족할 것 없는, 광대하고 눈부신 축제 한가운데로..˝ 레진 드탕벨의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에서 읽은 빅토르 위고의 시이다.(전후 맥락이 어떤지 알지 못한다.)

눈 내린 경복궁 사진을 페북에서 보던 찰나에 만난 시이다. 눈 내린 종묘 만큼 아름답다. 소담하게 내린 눈 풍경은 광대하고 눈부신 축제라는 말로 수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폭염이 절정을 이루던 지난 8월 경복궁을 답사하던 순간이 떠오르는데 만일 지금 이 눈 속에서 경복궁을 답사 또는 해설 해야 했다면 아무 것도 부족할 것 없는 광대하고 눈부신 축제 한 가운데로 가겠다는 시를 평화롭게 떠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혜화역에 내렸는데 눈이 아닌 비가 내리고 있다. 낭만은 사라지고 현실이 펼쳐져 있다. 일과가 다소 질척거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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