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학동의 김수영 문학관을 찾을 수 있을까? 오후 방학동을 찾을 일이 있는데 결과에 따라 문학관을 갈 생각이다.
방학동에는 연산군 묘도 있다. 여유가 있으면 김수영 문학관과 연산군 묘를 함께 찾고 그렇지 않으면 두 곳 모두 다음을 기약하고 방문을 미룰 생각이다.
연산(燕山)은 조선에서 유일하게 시집을 낸 임금이다. 이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듯 하다.
관련 자료를 찾다가 시인이기도 했던 기형도(1960 -1989) 기자가 연산군 시집 출간에 대해 쓴 기사를 우연히 접했다.
타계 2년 전 중앙일보에 쓴 기사다. 그런데 기사에는 1987년 유명 역사극 작가인 신봉승씨가 ‘연산군시집‘이란 제목으로 연산군 시집을 출간한 것으로 나오는데 검색 결과는 2000년 다른 출판사에서 ‘시인 연산군‘이란 제목으로 같은 저자에 의해 책이 출간된 것으로 나온다.
˝연산군이 무자비한 폭군으로는 널리 알려져 있으나 그가 또한 탁월한 문재를 지닌 시인이었다는 사실은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것이 기형도 기자가 쓴 기사의 첫줄이다.
연산군이 그나마 시를 씀으로써 자신을 어느 정도 제어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같은 폭력과 광기의 존재가 시를 썼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날이 흐리다. 내 마음을 닮은 듯 하다. ‘좋은 하루!‘란 말을 가만히 읊조려본다.
˝살아 있으라, 누구든 살아 있으라˝(‘비가 2‘ 중에서)란 기형도 시인의 시구 한 소절을 떠올리게 된다. 동락(同樂)이거나 독락(獨樂)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