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四神)으로부터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은?
1) 윤이상 작곡가?
2)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의 풍수지리?(청룡완연靑龍蜿蠕, 백호준거白虎蹲踞, 주작상무朱雀翔舞, 현무수두玄武垂頭)
3)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1)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고 2)는 풍수로까지 나아간 것이다. 3)은 생소하니 이를 이야기한다면 대단한가?
나는 사신으로부터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떠올리는 것이 어느 정도의 내공인지 알지 못한다.
위키피디아는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조선 초기부터 석각본, 목판본, 필사본 등으로 제작, 보급된 한국의 전천천문도(全天天文圖)라 설명한다.
천문학자 박석재 교수는 다르게 이야기한다.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들은 고구려 때 종교적 지위를 가졌던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4신이라고..
박교수는 조선 태조가 고구려 성좌도 탁본을 얻고 뛸 듯이 기뻐해 그것을 돌에 새길 것을 명하지만 그것은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중국의 순우천문도(淳祐天文圖)의 별자리들과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하늘을 잊은 하늘의 자손’ 21, 22 페이지)
전통시대의 관념에서 하늘의 뜻은 제왕만이 알아야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천문학은 어용(御用) 학문이었다.(‘정조와 정조 이후’ 92 페이지.. 천문학자 전용훈 글)
이를 표현하는 말이 관상수시(觀象授時)이다. 해, 달, 별, 구름 등의 형상을 보고 농경생활에 필요한 절기를 알리던 일을 말한다.
나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의미의 동아시아의 전통 우주론인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이야기할 때마다 당시에는 저 우주론 말고 다른 것은 없었나요? 란 질문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천원지방론은 여러 우주론의 하나일 뿐이다.) 어떤 점에서는 그런 질문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정조 시대에 국가 천문학이 거의 완전해졌다.('정조와 정조 이후' 96 페이지) 그럼 이 사실과 정조가 품계석을 세우는 등 질서와 위계를 중시한 것 사이에는 관련이 있을까?
질문을 받으면 답하면 된다. 단 궁궐이나 기타 관련 시설들은 대세인 천원지방론에 따라 형성된 것들이기에 그런 질문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질문과 무관하게 공부해야 하지만 질문 때문에라도 공부하게 된다면 그나마 바람직한 일이 아닐지? 어디를 가나 질문을 많이 하는 나는 예외적인 존재인가?
풍수는 비과학적이라 말하고 싶은 충동을 부르는 분야이다. 천원지방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상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리학의 관념성을 싫어하면서도 풍수는 호기심으로 대해온 것은 모순일까?
* 청룡완연(靑龍蜿蠕); 청룡에 해당하는 좌측 산은 용이 꿈틀거리듯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蜿; 꿈틀거릴 완, 蠕; 꿈틀거릴 연)
* 백호준거(白虎蹲踞); 백호에 해당하는 우측 산은 호랑이가 두 무릎을 세우고 앉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蹲; 걸터앉을 준, 踞; 걸터앉을 거)
* 주작상무(朱雀翔舞); 주작에 해당하는 남쪽 산은 주작이 춤추며 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翔; 날 상,舞; 춤출 무)
* 현무수두(玄武垂頭); 현무에 해당하는 북쪽 산은 머리를 숙인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垂; 드리울 수, 頭; 머리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