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9월 11일) 서울 서대문 골목길에서 면장집이란 세로 현판을 보았다. 그곳이 서울이니 행정 단위인 면(面)을 의미할 리는 없는데..
‘서대문 면장집‘이라 검색하자 서대문 영천 시장에 면장(免墻)이란 상호의 만두집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담장을 면하다란 뜻이다. 담장이란 답답하게 사람을 가로막는 무지를 말한다.
인이불학人以不學 기유정장면이립其猶正墻免而立이라는 ‘논어‘ 구절에서 힌트를 얻은 말이다.
저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쓴 말이다. 사람이 되어서 배우지 않으면 담장을 마주하는 것처럼 미련하게 된다는 뜻을 가진 문장이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면장(面長)을 한다는 말이 아니라 면장(免墻)을 한다는 뜻 다른 말로 담장이 앞에 있는 것 같은 답답함 즉 무지를 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면장(面墻)이란 말도 있다. 면장(免墻)과는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 말이다. 면장(面墻)은 담장을 마주하듯 식견이 좁고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면장집이라는 한글 현판을 내건 집은 골목길에 어울리게 낡고 누추하다. 한자로 썼다면 이런 혼란(?)은 불필요했으리라 보인다.
면장(免墻)이라면 주인은 자신은 누추하고 옹색한 집에 살지언정 학식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렇게 썼다고 보인다.
골목이 사라져간다는 말이 들린다. 이야기거리가 사라져간다는 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