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을 전공하고 동시대 미술과 사진 이론을 가르치는 한 세련된 분이 ‘볼작시면‘이란 말을 쓴 것을 보고 혼자 웃었다.

˝반면에 피카소가 그린 ‘칸바일러‘를 볼작시면 관람자는 당황한다. 최초의 당혹감은 이 그림이 초상화라는데 인물을 단박에 알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나온다. ..˝

단박에란 말도 미학자와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단박에는 지체 없이 그 자리에서 곧바로를 뜻하고 -ㄹ작시면은 우습거나 언짢은 경우에 흔히 쓰는 말이다.

물론 ˝어머니께 딸이, 딸에게 엄마가˝란 인상적이고 멋진 표현을 한 이 저자의 면모를 나는 부럽게 생각한다.

어머니에서 딸에게만 유전되는(아들에게로도 전해지지만 이 경우 더 이상 다음 세대로 전할 수 없다.) 미토콘드리아를 생각할 만하지만 딸이 어머니께 드리고(책 헌정) 그 딸(저자)은 엄마로서 딸에게도 책을 헌정한 것이니 미토콘드리아와는 다르다.

굳이 헤아리자면 저자가 시간을 역류해서는 물론 순방향으로도 책이라는 문화적 미토콘드리아를 전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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