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額子)의 액은 이마 액자이다. 조주연 교수의 ‘현대미술 강의’에서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가 액자를 그림과 세상을 단절(고립)시키는 것으로 정의했다는 내용을 읽고 있는 입장에서 흥미를 느끼게 하는 사실이다.
말라르메의 말은 더 이상 우리가 보는 세계를 재현하지 않고 심리 상태 등을 표현하는 현대 미술의 특성을 설명하는 말로 그림 밖의 세상은 우리가 경험하는 것인 반면 그림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액자 소설이란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것이 이청준의 ‘매잡이’이다. ‘매잡이’는 액자 밖 인물인 소설가 지망생 민태준(평생 자료수집을 하러 다녔을 뿐 단편 소설 하나 발표하지 못한)과 액자 안 인물인 매잡이 곽돌(변해 버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매잡이라는 옛것을 고집하는)의 삶이 묘하게 닮았음을 드러내 보이는 소설이다.
서술자인 ‘나’는 민태준의 취재 노트를 넘겨 받아 ‘매잡이’라는 소설을 쓰면서 장인 정신을 알게 된다. 액자 안 인물과 액자 밖 인물이 무관한 존재가 아닌 것이다. 액자 안 인물과 액자 밖 인물이 무관한 소설이 있는지 궁금하다.
(말라르메가 이야기한) 현대 미술과 현대 소설의 차이를 논하기 전에 액자 밖 인물과 액자 안 인물이 무관한 소설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먼저여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