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주 시전집’에 이어 약 5개월만에 서정인 작가의 장편 ‘달궁‘을 받았다. 절판된 책을 새롭게 출간하는 ‘최측의 농간’의 신동혁 님으로부터.
내가 ‘달궁‘을 읽은 것은 지난 89년, 90년 무렵으로 민음사의 ’세계의 문학’이란 계간지를 통해서였다. 약 27, 8년만에 다시 책을 대하게 되니 이런 저런 추억들이 스쳐간다.
달궁은 지리산 자락의 마을이고 본문에는 연천 영감에 대한 내용도 있어 친근감을 느낀 것 외에 특별히 생각나는 것은 없다.
내가 작품을 연재하던 작가의 나이와 비슷한 나이가 되었으니 기분이 묘하다. 당시 ‘달궁‘ 다음으로 유익서 님의 ‘민꽃소리’란 소설을 읽었다.
이 작가는 지난 해 ‘고래 그림 비(碑)’란 소설을 냈다. 문화 해설사 기초과정에서 배운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어서 각별하게 생각했지만 아직 책을 사지도 못했다.
이제 ‘달궁‘도 다시 읽고 90년대 예술가 소설인 ’민꽃소리‘의 정서와 비교할 새 예술가 소설인 ’고래 그림 비‘도 읽을 생각이다.
예술의 부드럽지만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을까? 비슷한 시기에 나온 작품으로 지금도 읽는 최윤 작가의 ‘회색 눈사람‘까지... 나는 어설펐던 20대의 기억을 돌아보는 출발점에 선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