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연유로 아미의 ‘터치‘라는 가스펠 송이 크리스찬도 아닌 내게 다가와 내 애청(愛聽)곡이 된 것인지 알지 못하겠다.
예수의 옷깃을 만지면 자신의 아픈 몸이 나을 수 있으리라 간절히 믿는 신약 성경 속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이 곡을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간절함과 애틋함이 좋아서일 뿐이다.
이런 정서에 해당하는 곡으로 바흐의 마태수난곡 중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나 b 단조 미사 중 ‘하나님 우편에 앉으신 예수‘ 정도를 들 수 있다.
통렬과 간절은 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이 어서 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칸타타를 짓기도 한 바흐. 한 동안 그의 음악을 듣지 못했다.
바흐는 세속 칸타타, 그리고 기악곡도 종교적이고 성스럽다. 오늘 드디어 종묘에 다녀왔다. 그 신당을 보며 바흐의 곡들을 떠올렸다.
지난 2000년 바흐 서거 200주년을 맞아 일본의 한 사찰에서 열린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연주를 떠올리기도 했다.
바흐의 곡들이 다시 생각나는 것은 내가 그 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위로 받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