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사직동(社稷洞)에서 열리는 시 낭송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읽을 시를 아직 고르지 못했다. '그대와 나'라는 단어가 있는 시를 고르다가 우연히 2 + 1의 시를 찾았다. "...그대와 나 사이 언덕에 달/ 이 뜨고 풀빛 어둠 촘촘해 오니.."(고옥주 시인의 '녹차 한 잔')와

 

"...그대와 나 사이, 끊을 수 없는 생각으로 내/ 리는 봄눈 머뭇거리며 눈발로 흩날리네"(한이나 시인의 '차를 마시며')... 그리고 그대(와 나)라는 말은 없지만 다음의 시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식물은 아름답구나 뜨거운 물 속에서/ 휘저어지고 색을 풀어놓으며...누구인가 끓는 물에 식물을 풀어/ 그 색을 처음 받아 마셨던 이... "(이혜미 시인의 '초록의 쓰임새')

 

어제 시 낭송회를 주관하는 Y 시인과 통화를 해 J 시인은 오지 않느냐 물었다. Y 시인은 J 시인이 지난 11월에 참석했었는데 그때 참석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말씀을 하셨다. 그러면서 한 번만 참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J 시인이 참석하게 되면 알려주겠다고 덧붙이셨다.

 

지난 11월 참석하지 못한 것은 일정이 맞지 않아서였다. 만일 그때 참석했다면 J 시인의 시를 읽지 못했을 것 같다. 당사자 앞에서 시를 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부담되는 일이다. 더욱 나는 고른 시를 설명하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당사자 앞에서 시를 설명하고 느낌을 말하겠는가. 이번 참석에서 나는 J 시인의 부재를 틈타(?) 그 분의 시를 읽을 것이다.

 

이번 참석 후 어쩌면 "..백리향, 천리향, 만리향 이런 다정한 이름들과 함께 고요/ 하던 내 방은 향기로 어지러워졌다// 다음 날 다른 줄기에서 흰 꽃이 피기 시작했다 창밖으/ 로 삼월의 눈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는 그 분의 다른 시를 그 분 앞에서 읽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3월 아니면 4월쯤.. 그 분의 건강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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