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 닐 타이슨과 떠나는 우주여행 헤르메스 1
캡 소시어 지음, 이충호 옮김 / 다림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 논픽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캡 소시어(Cap Saucier)의 ‘우주 여행’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닐 디그래스 타이슨 전기(傳記)‘ 플러스 ’처음에서 마지막까지 쉽게 일별(一瞥)한 천문학‘ 책이다. 미항공우주국(NASA)가 발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58년에 태어난 타이슨은 과학에 재능이 있고 별과 천문학을 사랑했지만 인종 차별 때문에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아니 아예 도전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흑인 및 여성에 대해 문호를 개방하지 않았던 NASA는 각각 흑인(1967년)과 여성(1978년)에 대한 정책을 폐기했다. 타이슨은 성격이 좋은 닐 세이건을 멘토로 삼았다. 세이건은 과학 대중화에 공을 세운 사람이다. 과학자인 타이슨은 유머 감각까지 겸비한 만능 저술가이다. 타이슨은 만일 무인도에 홀로 남게 되면 무엇을 가지고 가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가 답한 것은 와인 한 상자, 글 쓸 때 필요한 양초, 음악, 책 두 권(프톨레마이오스의 ‘알마게스트’와 뉴턴의 ‘프린키피아’), 망원경 등이다. 우리도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무엇을 이야기할까?


천문학 책이기에 별 이야기에 연결된 빛, 스펙트럼, 원소 주기율표 등 이야기가 쉼없이 나오는데 저자는 독자를 고려해 “천체물리학자가 되려면 과학과 수학을 잘해야 해요. 닐은 수학이 우주의 언어이므로 정확한 방정식들을 알면 우주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말해요.”(57 페이지) 같은 친절한 말로 상세한 안내를 한다. 그런데 천체물리학자는 의사소통 능력도 좋아야 한다. 소통이란 강연, 글 등으로 지식을 전하는 것을 말한다.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블랙홀을 지나 저자는 우주 화석을 이야기한다. 화석 인류의 뼈 화석과 발자국 화석이 고인류학자에게 진화를 알아내는 단서이듯 천체물리학자에게 화석은 오래된 은하에서 나온 가스와 빛이다. 암흑물질을 볼 수 있다면 그것도 우주화석이 될지도 모른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암흑 물질 때문에 우리 은하의 별들이 흩어지지 않고 한데 모여 있다고 생각한다. 별들의 질량에서 나오는 중력만으로는 회전하는 은하에서 나오는 별들이 밖으로 달아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96 페이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공전 속도는 시속 10만 7000km(초속 약 30km)이다. 이렇게 엄청난 속도를 우리가 못 느끼는 것은 자전이 일정 속도로 일어날 뿐 아니라 공기도 우리와 함께 돌기 때문이다.(115 페이지) 지구는 1월에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고 7월에 가장 멀어진다. 물론 계절 변화는 이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달이 없다면 지구는 불안하게 뒤뚱거리며 자전할 것이고 농부들은 농작물 파종 시기를 아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동물의 생활 주기는 혼란스러울 것이다.(117 페이지)


모든 행성들은 둥글다. 아니 둥글어야 행성으로 인정받는다. 중력은 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모든 물체를 똑같은 힘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모든 물질을 중심에 최대한 가까이 배열하려면 구(球)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124 페이지) 태양계가 끝나는 지점이 정확히 어디인지 분명히 구분하는 경계선은 없다.(153 페이지) “교양 있는 시민이라면 과학자의 길을 걷지 않는 사람도 기본적인 과학 개념을 알아야 해요. 모든 사람은 우리 앞에 닥친 과학의 쟁점을 알 필요가 있어요.”(158 페이지) “아직 과학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은 기초 과학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요.”(159 페이지)


1972년 이후 달을 밟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타이슨은 달의 뒷면은 망원경을 설치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라고 믿는다. 달에는 공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우주의 모습을 아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훌륭한 과학자는 마음이 아직 어린 사람이다. 결코 호기심을 잃지 않고 계속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솔직하고 우주에 대해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동기가 강하다. 천체물리학자, 저자, 강연자, 교사. 관장, 과학 전문가, 시민, 아버지 등.. 이 모든 것이 타이슨이 수행하는 항목들이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우주생물학자이다. 이들은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서 생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과학자이다. 우주생물학자는 천체물리학자와 긴밀히 협력해 다른 행성과 위성의 대기와 표면을 연구한다. 다른 곳의 생명체가 지구의 생명체와 완전히 다른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탄소 대신 규소 같은 원소를 분자의 기본 구조로 사용하는 것, 액체 상태의 물 대신에 메탄이나 암모니아 같은 액체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것이다.(199 페이지)


전편을 통틀어 가장 가슴 뛰는 구절은 우리가 아는 생명은 모두 우리와 마찬가지로 DNA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는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과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206 페이지)이다. 또한 이제 우리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와 화학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는 말도 그렇다. ‘우주여행’은 분량이 짧지만 인상적인 여운을 주는 책이다. 과학 지식도 중요하지만 우주를 꿈꾸는 것, 상상력을 갖는 것이리라. 이것이 캡 소시어의 ‘우주여행’이 주는 메시지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