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의 출현은 사진 및 튜브 물감의 발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가들의 지향점이 물질적 조건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물론 화가들의 성향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인상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이었다.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사물의 음영, 그로 인한 느낌의 차이는 의미심장하다.

그런데 쉼없이 시간이 흐른다지만 초단위로 무엇인가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고(故) 김현 평론가는 해 (빛)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 보이는 대상을 관찰하기 위해 한 자리에서 오래 머무는 감상자를 보고 아픔을 느꼈다는 내용을 책에 담았었다. 그런 인상주의적 시각이 그립다.

건축가 스티븐 홀은 빛을 공간의 효과 즉 공간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 빛의 효과에 따라 생겨나는 것으로 보았다. 빛의 양, 각도, 종류 등에 따라 공간이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는 의미이다.

새롭고 낯선 체험과 인식을 위해 귀하게 다루어야 할 한 줌 햇빛이 그리운 겨울 초입에 서서 잠시 나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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