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설을 읽는다.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 양국간 문화 교류 프로그램에 따라 일본에서 온 여고생 쇼코가 ‘나’의 집에 머물다 일본으로 돌아가 편지를 보내는 설정,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어지는 상황이 추리소설적 흥미를 유발한다. 일본어 통역을 했던 할아버지와 나에게 쇼코는 각각 다른 상황과 분위기의 편지를 보냈다. 할아버지에게는 늘 밝은 내용의 편지를, 나에게는 어두운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쇼코를 보며 ‘나’는 그 두 종류의 편지가 모두 진실일 거라 생각한다.

 

쇼코는 자신의 삶으로 절대 침입할 수 없는 사람,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먼 곳에 있는 사람이어야 그를 친구라 불렀다.... 소설 읽기가 망설여지는 이유 중 하나는 도입부의 낯선 정경과 사람들에게 쉽게 익숙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쇼코를 찾아 나선 ‘나’는 쇼코를 아무 것도 아니라고 느끼면서도 자신이 그에게 어떤 의미이기를 바란다. 마음 한쪽이 부서져버린 쇼코를 보며 ‘나’는 이상한 우월감에 흽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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