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만난 사람을 오후에 또 만나게 되다니... 물론 실제로 그런 것이 아니라 책 속에서 만난 것이다. 자하子夏라는 인물로 공자시대 사람이다. 오전에는 가지 노부유키의 ‘유교란 무엇인가’에서 공자가 자하에게 소인유(小人儒)가 되지 말고 군자유(君子儒)가 되라는 말을 했다는 부분에서 자하를 만났는데 오후에는 신명호 교수의 ‘조선왕조 스캔들’의 선정릉(宣靖陵) 도굴 사건 부분에서 자하를 만났다. 저자는 조상(선왕)의 묘를 도굴한 불구대천의 원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하며 자하가 부모의 원수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자에게 묻는 장면을 인용한다. 이런 우연은 흥미롭다.

 

선정릉이 파헤쳐진 시기는 선조가 파천(播薦: 임금이 난을 피해 먼 곳에 가 있는 것) 중인 때였다. 선정릉은 성종과 정현왕후 윤씨가 묻힌 선릉(宣陵)과 중종이 묻힌 정릉(靖陵)을 합해 부르는 말이다.(정릉貞陵은 태조 이성계의 두 번째 비(妃)인 신덕왕후 강씨가 묻힌 곳이다.) 선조는 늘 문제적인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조선의 군주이다... 언제 치적을 논하는 부분에서 그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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