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릉(宣靖陵)은 성종과 그의 계비 정현왕후 윤씨가 묻힌 선릉(宣陵), 중종이 묻힌 정릉(靖陵)을 합한 말이다.(정릉(貞陵)은 태조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가 묻힌 곳이다.) 10월 27일 테마 해설 수업을 듣기 위해 찾게 될 선정릉. 성종(成宗)이란 이름을 통해 알 수 있듯 그는 조선의 기틀을 마련한 임금으로 꼽힌다. 법전(法典)인 '경국대전'의 편찬사업을 이어받아 1485년 최종 완성, 반포했기 때문에 그렇게 인정되는 듯 하다.


성종의 첫 번째 왕후는 압구정(鴨鷗亭) 한명회의 딸인 공혜왕후 한씨이다. 성종은 낮에는 성군(聖君)의 대명사인 (중국 신화 속 군주인) 요순처럼 선정(善政)을 베풀었고 밤에는 폭군의 대명사인 중국 하나라의 걸왕과 은나라의 주왕처럼 쾌락을 탐해 주요순(晝堯舜) 야걸주(夜桀紂)로 불렸다고 한다. 이상곤 한의사는 '왕의 한의학'에서 성종이 묻힌 선릉 주변 거리인 강남을 주목한다. 즉 낮에는 한국 경제 발전의 심장부이지만 밤에는 환락의 거리가 되는 강남에 주요순 야걸주의 임금인 성종이 묻힌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흥미롭다. 하지만 함께 묻힌 성종의 계비 정현왕후 윤씨를 고려하지 않는다 해도 성종과 차이점이 뚜렷한 중종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중종은 우유부단과 잔인함이라는 이중적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주요순 야걸주처럼 이중적인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그것을 같은 부류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특기할 것은 그가 죽인 선비들의 수가 형인 연산군이 죽인 선비들의 수보다 많다는 것이다. 중종의 어의(御醫)는 그 유명한 여의 장금(대장금)이었다. 중종이 사사(賜死)한 대표 인물로 조광조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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