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래 전(20년 이상 된) 사진을 볼 때 느껴지는 묘하게 설레이는 듯 한 슬픈 감정이 내가 아는 분의 오래 전 사진을 볼 때도 느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15년 정도는 전의 것일 아는 분의 사진을 오늘 우연히 보게 되었다.
세월의 흔적이랄까 차이랄까 하는 것이 적나라하게 펼쳐진 그 분의 사진이 말해주는 것은 그 분의 삶이야말로 성실과 열정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이다. 그 분이라고 어디 어려움과 고초가 없었겠는가.
15년의 세월만큼 더 젊고 건강한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나는 오히려 그 푸름과 패기가 복병처럼 숨어 있는 고난과 아픈 시련들을 모르는 것으로 보여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래도 아니 그렇기에 나는 그 분의 현재의 정열과 헌신적 삶, 스스로 만족할 만큼 오르신 자리가 자랑스러워 보이고 내 일인 듯 기쁘다.
남의 슬픔을 함께 슬퍼해 주기는 쉬워도 성공을 내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 주기는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적어도 그 분의 성공에 대해서 만큼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한 분께 거안제미擧案齊眉라도 할 수 있으리란 심정이 내 진솔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