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대해 말이 많다. 13세기 중국(원나라)을 방문하고 썼다는 책인데 동방견문록이라 말하는 것도 그렇고 서술자가 두 명이라는 점도 그렇다. 전자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종(種)이란 무엇인가란 주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종의 기원'이란 이름을 제목으로 한 것을 연상하게 한다. 물론 다윈은 종이라는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개체에 자연선택이 작용해 새로운 종이 만들어진다는 주장은 했다.
영국의 사서, 중국학자, 역사가인 프랜시스 우드(Frances Wood; 중국 이름으로 吳芳思; 1948- )는 마르코 폴로가 그의 가족 소유의 해외 상관(商館)이 있었던 콘스탄티노플을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란 말을 한다.(마르코 폴로는 이탈리아인이다.) 마르코 폴로가 실제 중국을 방문했었는지 주워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실제 여행을 한 것처럼 꾸몄는지에 대해 합의된 결론이 도출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마르코 폴로의 중국에서의 행적이 극비에 부쳐져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하멜표류기'가 제목에서나 내용에서 진솔, 겸허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마르코 폴로의 중국전傳과 달리 하멜의 것은 조선전傳이고 임진왜란 후의 사정도 알 수 있어 의미도 각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