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 있는 꽃을 잠깐 보았는데 벌써 꽃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의 ‘재견개화우낙낙(纔見開花又落落)’이란 구절을 송재학 시인의 산문집 ‘풍경의 비밀‘에서 읽는다.(纔: 겨우 재.. 시인은 이 시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는다.) “앉았다 일어섰을 뿐인데/ 두근거리며 몸을 섞던 꽃들/ 맘껏 벌어져 사태 지고/ 잠결에 잠시 돌아누웠을 뿐인데/ 소금 베개에 묻어둔 봄 맘을 훔친/ 희디흰 꽃들 다 져버리겠네...”란 정끝별 시인의 ’늦도록 끝‘의 정조(情調)와 통하는 시이다. 조용미 시인의 “..별이 스러지듯 꽃들도 순식간에 사라지니까요..”란 구절(’하늘의 무늬‘)도 유사한 분위기로 읽힌다. 번득이는 삶의 순간들을 포착하는 시인들의 노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