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 있는 꽃을 잠깐 보았는데 벌써 꽃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의 ‘재견개화우낙낙(纔見開花又落落)’이란 구절을 송재학 시인의 산문집 ‘풍경의 비밀‘에서 읽는다.(纔: 겨우 재.. 시인은 이 시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는다.) “앉았다 일어섰을 뿐인데/ 두근거리며 몸을 섞던 꽃들/ 맘껏 벌어져 사태 지고/ 잠결에 잠시 돌아누웠을 뿐인데/ 소금 베개에 묻어둔 봄 맘을 훔친/ 희디흰 꽃들 다 져버리겠네...”란 정끝별 시인의 ’늦도록 끝‘의 정조(情調)와 통하는 시이다. 조용미 시인의 “..별이 스러지듯 꽃들도 순식간에 사라지니까요..”란 구절(’하늘의 무늬‘)도 유사한 분위기로 읽힌다. 번득이는 삶의 순간들을 포착하는 시인들의 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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