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철 작가의 '포로들의 춤'은 스위스의 유명 사진작가인 베르너 비숍(Werner Bischof: 1916 - 1954)이 남긴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실마리를 얻은 소설집이다. 작가가 실마리를 얻은 사진은 가면을 쓴 포로들끼리 팔을 엮은 채 스퀘어 댄스를 추는 1952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의 기이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유엔 재교육 캠프에서의 스퀘어댄스, 거제도, 한국 1952'(Square Dance, Koje Do, Korea, 1952)란 제목이 붙었다. 포로수용소에서의 춤이라니 비상식적이다. 이 사진이 증거하는 비상식은 님 웨일즈와 김산의 '아리랑'에 나오는 의열단원(義烈團員)들의 기이한 행적을 떠올리게 한다. 독서와 오락을 즐겼고 사진을 즐겨 찍었고 공원 산책하기를 즐긴 아나키스트 성격의 무장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원....임시정부의 활동을 미온적인 것으로 본 사람들... 차이가 있다면 포로수용소에서의 춤이 비자발적인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심리적 안정과 거리가 먼 의열단원들의 독서와 오락, 사진찍기와 산책은 자발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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