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warming이 아니라 글로벌 heating의 시대로 접어든 것 같다. 현재 지구의 온도 상승 속도는 인류 역사뿐만 아니라 지구 역사 전체를 통틀어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하게 빠르다. 가속 가열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여전히 지금의 기온 상승이 인간 때문이 아니라 태양 활동, 화산, 지구 자전축 변화 등 자연적 요인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연적 요인만으로는 지금의 폭발적인 온도 상승 속도를 절대 설명할 수 없다. 만일 산업화 이후 인류가 지금과 다르게 마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폭염, 한파, 초대형 태풍 같은 극단적인 이상 기후가 일상화되지 않고 예측 가능한 계절의 변화가 유지되었을 것이다. 석탄, 석유 대신 수력, 풍력, 조력, 초기 형태의 태양광 기술이 19세기부터 집중 연구되었을 것이다. 가뭄과 홍수로 인한 식량 위기가 적어 전 세계적인 기아 문제가 지금보다 훨씬 덜했을 것이다. 거주지가 사막화되거나 침수되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수천만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하지 않아 국제 사회의 사회적 비용과 갈등이 크게 줄었을 것이다.

 

화석연료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축복이자 문명의 존립을 흔드는 저주였다고 할 수 있다.

1)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 연소 및 산업 공정으로 인해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나라는 중국, 미국, 인도 순이다. 2) 누적 순위는 미국, 유럽연합, 중국 순이다. 3) 국민 1인당 배출량을 기준으로 하면 미국, 호주, 대한민국, 사우디아라비아 순이다.

 

우리나라는 기후 빌런 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그 이유는 1) 재생에너지 비중이 9~10%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꼴찌 기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고, 2) 전력 생산의 60~70% 이상을 여전히 석탄화력발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고, 3) 철강(포스코), 반도체·전자(삼성) 등 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중화학 공업과 제조업이 국가 경제의 뼈대를 이루고 있어 단기간에 탄소를 줄이는 것이 매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고, 4) 개발도상국의 기후 변화 대응을 돕는 기금(기후 재원) 분담이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설정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억울한 점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설령 넷 제로(탄소중립)에 성공하더라도 다른 나라들이 탄소를 계속 배출한다면 우리는 기후 변화로 인한 타격을 거의 그대로 입게 된다. 대기는 국경 없이 전 지구를 하나로 순환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의 약 1.3~1.6%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에 사고가 난 네팔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극히 미미하지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네팔은 기후 불평등으로 인한 대표적 희생국이다. 얼마 전 한 탐방객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미국, 중국 등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는 관심이 없고 패권주의적 경향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세계가 암울하다고 하자 탐방객은 (선호하는) 미국을 (“빨갱이 나라”) 중국과 함께 논하는 것이 불편했던지 화난 얼굴을 했다.

 

하지만 그 70대 여성 탐방객이 지지하는 트는 기후 위기를 사기라고 부르며 전면 부정하는 확고한 기후 변화 회의론자다. 마이클 마니아티스의 [분리수거에 진심인데 왜 지구는 뜨거워질까?]란 책이 나왔다.

 

글로벌 기후 연구 기관인 카본 메이저스(Carbon Majors)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협정 이후 전 세계에서 배출된 온실가스의 80%가 단 57개의 화석연료 및 시멘트 기업에 의해 발생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

 

전 세계에서 분리수거된 플라스틱 중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9~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기술적·경제적 이유로 매립되거나 소각로에서 불타며 엄청난 탄소를 뿜어낸다. 1970년대 미국의 대형 석유화학 기업들은 플라스틱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재활용 마크를 만들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플라스틱은 죄가 없다, 분리수거를 제대로 안 한 소비자의 잘못이다"라는 프레임을 씌워 쓰레기 처리 비용과 도덕적 죄책감을 고스란히 개인과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긴 것이다.

 

요즘 많이 떠도는 말이 화성 또는 달 테라포밍이다. 아메데오 발비 같은 천체물리학자가 지적하듯 테라포밍은 너무 복잡하고 어렵고 위험하고 비용이 너무 들어가는 일이다. 전 세계의 넷 제로(Net-Zero)를 달성하는 것이 화성 테라포밍보다 압도적으로 쉽고, 비용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적게 든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환경 보호 캠페인이 아니라 문명 전체의 뼈대를 바꾸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번 빙하 붕괴에 의한 히말라야 대홍수는 충격 그 자체였다. 지금의 추세는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한다. Exodus가 난망한 거대한 늪에 빠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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