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아라온과 떠나는 북극 여행 - 쇄빙선은 얼음을 어떻게 깰까요? 그림으로 보는 극지과학 7
신동섭 지음 / 지식노마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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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과학자가 들려주는 아라온과 떠나는 북극 여행]의 저자 신동섭은 우리나라의 첫 번째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의 연구장비 분야 총괄 건조감독을 한 인물이다. 국민 공모를 통해 탄생한 아라온(이란 이름)은 바다를 의미하는 우리의 옛말인 아라와 전부 또는 모두를 나타내는 온을 붙여 만든 말이다. 얼어붙은 바다를 항해하려면 얼음을 깨는 쇄빙 능력이 필수다. 쇄빙연구선은 연구 외에도 다른 배를 끌기도 하고 얼음에 갇힌 선박을 구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 아라온 출항 전까지는 극지 연구를 위해 다른 나라의 쇄빙선을 빌려 연구를 해야 했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 신항로가 열림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두 번째 쇄빙연구선을 기획하고 있다. 육상은 지진과 같은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바다 위에 떠다니는 선박은 정지라는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바다는 항상 움직이기 때문에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아라온은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해서 항해사의 조정과 관계없이 파도에 따라 계속 움직이고 있다.

 

항상 날씨가 안 좋기로 이름난 남극의 중앙 해령은 거대한 외부의 힘이 배를 좌우로 엄청나게 흔드는 것 같은 곳이다. 북극은 우리나라처럼 북반구에 위치한다. 여름은 얼음이 너무 두꺼워 연구가 쉽지 않아 여름에 주로 북극해 탐사를 한다. 남극은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겨울에 주로 남극 탐사를 떠난다. 이때가 남극은 여름이라 그나마 얼음이 적다. 북극은 전 지구를 통틀어 가장 빠르게 더워지는 지역이어서 지구온난화 연구에는 최적이다. 영구동토층(permofrost)이란 2년 이상 연속하여 0°C 이하가 유지되는 곳을 말한다. 육상에서는 고위도 지역과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메테인이나 에탄 등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탄화수소가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에서 물 분자 내에 갇혀 얼음 형태로 유지되는 물질을 말한다. 러시아, 알래스카, 캐나다 등 육상 연구동토층의 하부와 일정 수심보다 깊은 전 세계 해역에서 발견된다. 자원 가능성 및 지질 재해와 환경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측면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CTDconductivity, temperature, depth의 이니셜로 전도도, 온도, 깊이를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첨단 장비다.

 

아라온에 사용되는 CTD는 수십 10, 500m까지 사용 가능한 장비다. CTD는 전도도, 수온, 수심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수심을 어떻게 잴 수 있을까? 10m가 깊어질수록 1기압식 수압이 증가한다. 압력 센서를 통해 압력을 재면 이를 깊이로 환산할 수 있다. 엽록소를 측정하는 형광계(fluormeter)라는 것도 있다. 엽록소를 검출할 수 있는 특정 파장대의 빛을 쏘고 엽록 소로부터 반사되는 양을 관측한다. 반사되는 양이 많을수록 전압 값이 올라가게 되어 이를 디지털화하여 정형화된 값으로 표현한다. 관측된 형광 성분은 엽록소의 양을 알 수 있어서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연구원에게는 중요한 값이다.

 

바다 아래에는 육지처럼 평지도 있고 계곡과 산도 있다. 수심 몇천m의 해저면을 보려고 물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배가 이동하면서 바닷속 해저면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내려가지 않고 알 수는 없을까? 어떻게 이런 지형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이러한 호기심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저 깊은 바다의 수심과 해저 바닥이 어떻게 생겼고 뭐가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음향측심기(ecosounder)가 개발되기 전에는 줄에 무거운 추를 매달아 바다 밑으로 내려 보내 추가 해저면에 닿았을 때 줄의 길이를 재 깊이를 측정했다. 이를 깊이 측정 측심(sounding)이라고 한다. 1913년에 독일의 물리학자 알렉산더 벰(Alexander Behm; 1880-1952)이 음향 측심기를 최초로 발명한 후 지금은 다양한 음향 장비를 이용해 물속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알렉산더 벰이 음향측심기를 개발한 것은 1912년 타이타닉호 재난 사건 이후다. 바닷속 사용 장비들과 통신을 위해서 육상의 전파를 이용하는 것처럼 바다에서는 음파를 사용한다. 전파는 물속에 들어가면 높은 유전율과 전기 전도도 때문에 빠른 속도로 흡수가 되어 원거리 전송이 어렵다. 1,490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물속에서는 음파가 전송이 잘 된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음파에 의해 수중 목표의 방위 및 거리를 알아내는 장비를 소나(SONAR; SOund Navigation And Ranging)라고 한다. 한 곳의 물체를 전파를 이용하여 판독할 수 있는 레이더(RADAR; RAdio Detection And Ranging)와 같은 원리이다.

 

바닷속 해저면을 볼 수 있는 것은 음파 투과와 반사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음파를 발사해 반사되어 오는 음파를 분석하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한 번에 많은 음파를 보내면 반사되어 오는 음파 신호도 많게 되며 그만큼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아라온의 다중빔음향측심기는 한 번에 432개의 음파 신호를 순차적으로 보내고 받아 해저면을 그릴 수 있다. 반사되어 오는 시간과 반사 강도를 알면 지형의 모양과 지형의 강도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해저면이 바위일 경우 반사도가 강하지만 진흙과 같은 곳은 일부 흡수되고 반사되어 상대적으로 반사도가 약하다. 이런 음파 신호 반사 강도를 알기에 해저면이 어떤 재질로 이루어졌는지도 예측 가능하다. 음파 신호는 스넬의 법칙에 따라 물속에서 진행방향에 따라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투과된다. 이때 매질을 통과하는 음파면의 진행 속도는 음파 속도에 따라 달라지며 이에 따라 음파는 굴절하게 된다. 이때 음파 속도가 정확하지 않으면 정확한 값을 측정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다중 음향 탐사시 실시간이 아니면 자주 음속 보정을 해줘야 한다. 배가 이동하는 지역의 온도, 염분도에 따라 음파 속도가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북극 동 시베리아 해에서 제4기 빙하기에 존재했던 빙상의 흔적을 해저 지형 조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은 다중빔음향측심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다중빔음향측심기를 활용한 관측 데이터는 IBCAO(International Bathymetric Chart of the Arctic Ocean)로 보내게 된다.

 

온실가스로 주로 이산화탄소와 메테인 가스를 이야기한다. 특히 메테인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러한 메테인 가스의 20% 이상이 북극 바다 아래 어딘가에 묻혀 있다고 한다. 북극 바다 아래 얼음처럼 굳어 있는 메테인 하이드레이트의 주성분이 메테인 가스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바다 속 미생물이 썩어 생긴 퇴적층에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이 가해져 물과 함께 메테인 가스가 얼어붙은 일종의 고체연료라고 할 수 있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에 불을 붙이면 활활 잘 타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메테인 가스는 연소 시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절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온도 상승으로 녹아 메테인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 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어디에 어느 정도 매장되어 있고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어느 지역에서 어느 정도 메테인이 분출되고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북극 연구 항차 동안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연구들을 한 곳에서 다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유용할까? 지금 배가 어디로 가고 있고 다음 연구 지점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남았을까? 현재 이 지역의 해수 관측 결과는 어떨까? 바깥의 대기 관측 결과는 어떨까? 바다 속으로 내려간 장비는 어디쯤 있을까? 현재 이 지역의 수심은 얼마나 될까? 파도가 제법 있는데 배가 어느 정도 흔들리는지? 지금 어떤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러한 다양한 궁금증들은 알아본 구축된 연구 종합 관리 시스템으로 해결한다.

 

여름이 지나 밤이 시작되는 시기 중 맑은 날씨의 밤하늘엔 환상적인 오로라가 펼쳐진다. 다른 연구원들은 해당 연구 항차가 끝나면 하선하여 한국으로 복귀하지만 장비 책임자는 모두 연구 항차가 끝날 때까지 아라온과 함께 해야 한다. 저자는 거의 매년 북극 연구 항차에 승선하면서 여러 차례 아라온 선상에서 오로라를 보았다고 말한다. 북극 탐사에 처음 생산하는 사람들은 북극곰과 오로라를 꼭 보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오로라는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빛 중 하나라고 한다. 지구와 태양은 거대한 자석과 같다.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기를 머금은 물질(플라스마)이 지구 자기장에 끌려 오고 높은 하늘에서 공기분자와 부딪히면서 빛을 내는 것이 오로라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북극 하늘도 온실가스로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가스가 계속 증가하면 열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수온이 올라가게 된다. 수온 상승은 북극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메테인 가스를 대기로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해빙이란 바다가 얼어서 만들어진 얼음이다. 남극의 빙하와 더불어 북극의 해빙은 천연 햇빛 반사기다. 남극에는 적당한 빙하가 있어야 하고 북극에도 적당한 얼음이 있어야 적당량의 태양빛을 지구 밖으로 반사하면서 지구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얼음이 줄어들면서 지구 밖으로 태양빛 반사량도 줄어드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과학적 노력도 있다. 거대한 우주 거울과 인공 구름이 성공한다면 지구로 들어오는 빛의 일부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북극이 다른 곳보다 더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는 이유로 해빙(海氷)이 해빙(解氷)되면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태양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지구가 더워지면서 북극해 해양생태계에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박테리아는 죽은 플랑크톤에서 메테인과 이산화탄소를 토해낸다. 이 가운데 일부는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로 얼고 수백만 톤의 해저 바닥에 숨어 고압과 차가운 바다에 갇혀 있다. 아라온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가 이산화탄소와 메테인 가스 방출량 측정을 비롯하여 과거 현재의 기후와 생태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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