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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 - 100개의 물질로 읽는 생명과 우주, 인류의 미래 ㅣ 최소한의 지식 2
김성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6년 1월
평점 :
김성수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은 '100개의 물질로 읽는 생명과 우주, 인류의 미래'라는 부제를 가진 책이다. 이 책에는 두 사람의 인상적인 말이 인용되어 있다. 하나는 영국의 화학자 피터 앳킨스(Peter Atkins)가 한 "화학은 별에서 시작된다"란 말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 시인 랠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이 한 "지질학이라는 것은 화학에 시간이라는 요소를 더한 것일 뿐이다." 라는 말이다. 이 책을 통해 피터 앳킨스와 랠프 왈도 에머슨이 말한 삼자(별, 별에서 시작된 화학, 화학에 시간이라는 요소가 더해진 지질학) 간 관계를 깊이 헤아릴 수 있다.
저자가 말했듯 다른 물질과 아무런 소통과 연결 없이 홀로 존재하는 물질은 없다. 이 책은 그런 점을 음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다. 관심을 갖게 되는 물질은 철 ,석영, 백운모, 현무암, 황동석, 자철석, 석회암, 물, 리그닌, 엽록소, 탄산, 강철, 고령토, 시멘트, 석탄, 메테인, 폴리에틸렌, 우라늄 235, 이산화황, 오존, 규소, 리튬 등이다. 빅뱅 때 생성된 쿼크와 이들을 강력하게 묶어준 글루온이 서로 뭉치면서 원자를 구성하는 주요 입자 중 하나인 양성자를 형성하였다. 전자는 이미 빅뱅 이후 세상에 태어나 갓 태어난 우주 속을 활발히 떠돌고 있었다.
빅뱅으로 생성된 기본 입자들이 모이면서 화학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원자가 만들어졌다. 초기 우주의 온도는 무지막지하게 뜨거웠기 때문에 양성자와 전자는 정신없이 개별 활동을 하기에 여념이 없었으나 대략 38만 년이 지난 이후 우주가 충분히 식고 나자 더 이상 홀로 돌아다닐 수 없을 만큼 불안정해진 양성자의 양전하와 전자의 음전하 사이에 정전기적 인력이 적용하면서 양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가 함께 어우러지게 되었다. 이러한 재결합 반응의 결과 전기적 중성의 원자가 만들어졌으니 곧 수소 원자의 탄생이었다.
빅뱅 이후 우주에 흩뿌려진 중수소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아직 우주가 차갑게 식기 전이었으니 중수소는 더 안정해지기 위해 강한 핵력을 통해서 또 다른 양성자 혹은 중성자를 더부살이 회원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였다. 중수소 핵이 고른 동반자는 양성자였다. 이로써 양성자 두 개를 가진 원자핵이 우주 최초로 만들어졌다.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반응하여 더 무거운 원자핵 하나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핵융합이라고 한다. 질량 수만 늘어났던 중수소 핵의 융합과는 달리 원자번호까지 늘어나는 핵융합이 빅뱅 직후에 일어난 것이다.
빅뱅이 일어난 지 20분 정도 후에 팽창하던 우주의 온도는 급격히 내려갔고 핵융합이 수월히 이루어지던 초고온 환경은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헬륨보다 무거운 원자핵은 미량의 리튬과 베릴륨을 제외하면 별로 만들어지지도 못한 채 빅뱅을 통한 핵합성 무대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물론 우리 몸은 주로 탄소로 구성되어 있고 지구 핵에는 철과 니켈이 존재하고 광산에서는 금과 은이 산출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핵융합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우주에 충만하게 퍼져 있던 수소 기체와 헬륨 기체는 특정 지역에 두텁게 모여 구름을 형성했다.모종의 이유로 인해 구름의 중심에서 중력이 발생했고 이 힘 때문에 구름이 수축했다. 구름의 수축은 구름 중심의 온도를 서서히 끌어올렸고 중심부의 온도는 천천히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높아졌다. 중심부에서 핵융합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 구름을 별 또는 항성이라고 한다. 빅뱅 당시 초고온의 우주 공간에서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던 핵융합은 이제 충분히 온도가 높아진 별 중심부에서 일어났다.
동위원소의 원자핵은 태생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런 원자핵들은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방출함으로써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 개수의 변화를 꾀했다. 이를 방사성 붕괴라고 부른다. 태양이 자신의 수소를 전부 헬륨으로 바꿔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학자들은 약 50억 년 뒤 태양이 모든 수소를 소모하고 적색 거성으로 전환되어 지구를 위협할 정도로 크게 부풀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는 지구의 종말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태양의 중심 핵은 스스로의 중력에 의해 붕괴하고 이 수축으로 인해 온도는 급상승하여 평소 수소를 핵융합 하던 시절인 1500만 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인 1억도를 달성한다.
이 조건에서는 수소가 아닌 헬륨이 핵융합한다. 학자들은 외부에 존재하던 중성자들이 고온고압의 환경 아래 핵으로 끌려 들어간 뒤 양성자로 전환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소위 중성자 포획이라고 불리는 과정이 진행된 덕분에 철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국제천문연맹의 정의에 따르면 태양계를 도는 행성은 총 8개다. 이중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금속과 암석으로, 목성과 토성은 수소 기체와 헬륨으로, 천왕성과 해왕성은 물과 암모니아, 메테인이 얼어붙은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구성물질에 차이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태양과 행성 간 거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태양 가까이 있는 행성에서는 끓는점이 낮은 물질들이 행성의 중력을 극복하고 외부로 이탈한다. 그래서 수성부터 화성까지의 행성을 구성하는 주요 물질들은 그 정도 온도에서는 기화하지 않는 금속과 암석이다. 한편 밀도가 높은 금속은 중심부에 더 가까이 가라앉아 핵을 형성하고 금속보다 밀도가 낮은 암석은 핵 주변에서 맨틀을 형성한다. 이때 지구의 핵을 구성하는 주요 금속 원소는 철과 니켈이다. 우주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안정적인 금속이 중심부를 선점한 탓이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지만 자신도 중심축을 따라 자전한다. 모든 자전하는 물체에는 전향력이라는 일종의 관성이 작용한다. 이 힘에 따라 액체 상태의 철, 니켈은 지구 내부의 외핵에서 대류한다. 석영은 지각에서 가장 풍부한 광물이다. 미국의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공유 결합을 이룬 원소들이 전자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정도를 전기 음성도라고 정의했다. 지구를 구성하는 주요 원소들 중 전기 음성도가 높은 것은 산소였다. 그래서 다른 지구 구성원소들은 산소와 결합하는 것을 피할 수 없었고 그 결과 다양한 산화물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핵으로부터 분리되어 맨틀과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의 주요 구성물로 자리매김했다. 핵과 분리되었다는 사실을 달리 말하자면 암석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철, 니켈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위스 광물학자 빅토르 골트슈미트는 산소와 잘 화합하여 암석을 만드는 원소를 친석(親石) 원소라고 분류했다. 이들 중에서 지구의 가장자리인 지각에 많이 분포하는 원소를 질량 비율 순서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산소, 규소, 알루미늄, 철, 칼슘,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이다.
이들이 만든 산화물 중에서 양도 제일 많고 밀도는 낮아 지각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물질은 단연 질량 비율이 가장 높은 원소와 두 번째로 높은 원소가 결합된 이산화규소다. 이산화규소로 조성된 결정 광물을 석영이라고 한다. 석영은 중심에 규소 원자를 두고 네 개의 정사면체 꼭지점 위에 위치해 산소 원자가 존재하는 결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구조를 가지며 외부 충격을 잘 견딜 수 있는 단단한 광물에 속한다. 석영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데 사막에서 한가득 퍼 담을 수 있는 모래, 부싯돌로 사용되는 차돌, 독특한 무늬로 유명한 마노, 투명한 수정 등이 모두 석영이 주성분이다.
간혹 수정의 이선화규소 결정 구조에 철이온이 불순물로 포함되어 있으면 매력적인 보라색을 띠는 자수정이 된다. 광물은 아니지만 인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이산화규소 물질도 있으니 바로 유리다. 지각에서 발견되는 광물들의 90% 이상은 지각에 흔히 존재하는 산소 및 규소가 결합해 있는데 이런 광물들을 규산염광물이라고 한다. 지각에서 세 번째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원소인 알루미늄이 포함된 규산염광물 중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다름 아닌 운모다.
같은 규산염 광물임에도 불구하고 현무암의 색깔은 석영, 백운모에 비해 한참 어둡다. 이는 현무암을 이루는 조암 광물 중 어두운 색을 띠는 휘석과 감람석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광물은 마그네슘과 철함량이 높은 고철질 광물이다. 규산염 광물은 규소-산소 사면체를 기본 구조로 한다. 현무암을 이루는 주요 광물인 사장석, 감람석, 휘석이 모두 실리콘 원자 하나를 네 개의 산소 원자가 사면체 형태로 둘러싼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철광석은 자철석과 적철석이다. 석회암을 구성하는 탄산칼슘은 물과 이산화탄소와 함께 있으면 아래와 같은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위 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탄산수소 칼슘은 물에 잘 녹는다. 그래서 석회암 지대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공기 중의 물과 이산화탄소에 의해 빠르게 풍화되어 카르스트 지형이 된다. 우리나라 강원도 남부 및 충청북도 북부에 넓게 분포해 있다. 강이 석회암 지대를 뚫어 만든 석회동굴도 카르스트 지형에 포함된다. 영월의 고씨동굴, 단양의 고수동굴이 유명하다.
양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는 오른쪽으로 향하는 정 반응과 왼쪽으로 향하는 역반응이 모두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화학 평형이라고 부른다. 밖에서 봤을 때는 전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끊임없이 정반응과 역반응이 같은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바다 생물들도 목숨을 다하면 해저에 쌓인다. 유기물이 아닌 탄산칼슘 껍질은 부패되지 않은 채 그대로 차곡차곡 쌓이고 오랜 시간 동안 쌓인 껍질은 높은 압력 아래 하나의 암석이 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퇴적암이 석회암이다.
셀룰로스는 식물 세포벽을 구성하는 주요 고분자이다. 리그닌은 식물을 지탱하는 단단한 고분자이다. 엽록소는 광합성의 필수 색소이다. 엽록소는 어떻게 해서 붉은 빛을 흡수하는 것일까? 그 비밀은 엽록소 분자의 전자 에너지 구조에 숨어 있다. 각 집마다 아파트 층수로 표현되는 높이 차이가 있는 것처럼 전자들이 자리잡는 분자 오비탈에는 에너지 높이 차이가 존재한다. 한편 우리가 전망대가 위치한 높은 빌딩 위로 올라가기 위해 입장료를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듯 전자가 A라는 오비탈에서 그보다 에너지 수준이 높은 B라는 오비탈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A와 B 사이 간격만큼의 에너지를 지불해야만 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니 그 에너지는 외부로부터 벌어와야 하는데 가시광선이 바로 좋은 지불 수단이 된다.
전자가 외부의 가시광선을 흡수함으로써 더 높은 오비탈로 이사하는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주변에서 스스로 빛나는 물질이 아닌 이상 색깔을 띠고 있는 모든 물질은 외부의 가시광선을 흡수한다. 검은색은 파장 영역대의 모든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흰색은 반대로 모든 영역대의 가시광선을 반사한다. 분자가 특정한 색깔의 빛만 흡수하면 그 색깔이 아닌 빛들은 반사되어 사람의 눈으로 들어오게 된다. 시신경을 통해 시각 정보를 전달받은 대뇌는 이 분자를 흡수한 색깔의 보색으로 인식한다. 식물은 가장 높은 광합성 효율을 확보하기 위해 그저 붉은 빛을 잘 흡수하는 분자를 나뭇잎에 도입했을 따름이지만 그 결과 인간에게는 나뭇잎이 붉은색의 보색의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노란색 분자는 남색을, 빨간색 분자는 초록색을 주로 흡수한다.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형형색색의 물감들이 사실은 정확하게 그 색깔의 보색을 흡수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아름다운 색깔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엽록소가 지상에 도달하는 붉은 빛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광합성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식물이 광합성 효율을 더 끌어올리려면 다른 가시광선 영역의 빛도 흡수할 수 있는 보조 색소들도 함께 가지고 있는 편이 좋다. 바로 카로틴 계열의 분자들이 대표적인 보조 색소다.
세로토닌은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다. 도파민이 중독을 불러일으킬 것만 같은 강렬한 행복감과 연관되어 있다면 세로토닌은 그보다는 좀 부드러운 행복감 이를테면 소소한 일상이나 정서적 공감에서 비롯되는 긍정적인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세로토닌 부족 역시 우울증과 관계가 깊다. 몸속 세로토닌의 대부분은 뇌가 아닌 소화기관에서 생성된다. 생성된 세로토닌은 소화기관의 운동을 촉진시켜 섭취한 음식물 덩어리가 위장을 통과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소화효소와 위장액의 분비에도 관여하여 장에서 감지한 소화와 관련한 다양한 신호를 뇌까지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세로토닌이 장내 소화에 깊이 관여하다 보니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소화기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세로토닌의 분비와 관련된 처방이 고려되곤 한다.
철의 녹는점은 구리나 주석의 녹는점보다 높다. 따라서 철을 제련하는 데에는 진보한 기술이 필요했다. 철은 지각을 구성하는 8대 원소 중 하나다. 철은 마그마가 식을 때 빨리 결정화되고 녹는점도 높다. 지구상의 철광석은 대부분 산화철 형태로 존재한다.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얻어내려면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 과정이 필수다.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애용되는 환원제는 일산화탄소이다. 현대에는 코크스와 같은 탄소 소재를 뜨거운 바람을 통해 산화하여 얻을 수 있다.
탄소는 고체 상태의 원소이고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아 만들어진 탄산은 액체이다. 모래알은 계속 풍화되어 진흙이 되고 진흙은 더 잘게 부서져 점토가 된다. 점토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작은 알갱이로 이루어진 부드럽고 차진 흙이다. 지구과학적으로 점토는 직경이 대략 4 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을 의미한다. 입자 크기가 작은 광물들은 물이 일정량 포함되면 끈끈해지면서 압력을 가한 대로 모양이 변하는 소성(塑性)을 갖는다. 그래서 끈끈할 점(粘)자를 써서 점토라 불렀고 사람들은 이런 성질을 이용해 점토 반죽을 다양한 형태로 빚어냈다.
화강암을 구성하는 장석이 분해되어 고령석이 만들어진다. 고령석은 순수 광물이고 고령토는 고령석을 주성분으로 하는 흙이다.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석회암을 가열하면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면서 산화칼슘으로 구성된 생석회가 만들어진다. 생석회를 물에 개면 수산화 칼슘이 주성분인 소석회(消石灰)가 만들어진다. 소석회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결합한 뒤 건조되면 석회가 된다. 소석회가 완전히 굳기 전에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프레스코화라고 한다.
기원전 800년경 페니키아 사람들이 생석회와 화산재를 섞은 뒤 물에 개어 굳히면 굉장히 단단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물에 의해 경화(硬化)되는 규산칼슘 화합물 즉 수경성(水硬性) 시멘트의 발견이었다. 로마 사람들은 시멘트에 잘 부순 돌조각을 적절히 섞으면 더 뛰어난 건축재료가 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거대한 건축물들을 세웠는데 이것이 바로 콘크리트의 시작이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포틀랜드 시멘트는 대개 생석회에 이산화규소, 산화알루미늄, 산화철 등을 잘게 분쇄한 뒤 고온에서 구워 만든다. 시멘트 1톤을 생산하는 데 0.8~1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8%를 차지한다.
지금으로부터 3억 5000만년 전부터 2억 8000만년 전까지 지구에는 거대한 양치식물 숲이 있었다. 무성하게 자란 식물들이 광합성을 하면서 막대한 양의 산소를 내뿜은 결과 대기 중 산소 비율은 30%를 넘겼다.(현재 대기 중 산소 비율은 21% 수준이다.) 활발한 광합성 결과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감소해 온실효과가 사라져 짧고 강력한 빙하기가 도래해 양치식물들이 일거에 모두 쓰러졌다. 식물들의 사체 위로 지층이 쌓였고 지층이 가한 거대한 압력과 열이 양치 식물들을 암석으로 바꿔 놓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식물을 구성하는 원소 중 산소와 수소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 탄소의 함량이 높아졌는데 이 과정을 탄화(carbonization)라 한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검은색의 물질을 석탄이라 부른다. 석탄은 탄화된 정도가 높아질수록 물질 내 탄소 비율이 높아지는데 그 비율이 90% 이상이면 연기를 많이 내지 않아 무연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반대로 탄소 비율이 90% 이하인 유연탄은 탈 때 연기를 자욱하게 내는데 이때 발생하는 연기는 온갖 휘발성 탄화 수소류다. 문제는 산업혁명으로 석탄 수요가 높았던 유럽에서 주로 생산한 석탄이 대부분 유연탄이었다는 점이다.
석탄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리그닌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없었던 이유가 있다. 리그닌 분해 미생물은 석탄기 이후인 페름기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펄프 공정은 나무로부터 리그닌을 제거하는 과정이다.(113 페이지) 석탄이 고생대 육상 식물들이 남겨놓은 유산이라면 석유는 해양생물들이 남겨놓은 유산이다.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탄화수소는 메테인이다. 메테인을 끓는점 아래로 냉각시켜 액체로 만든 뒤 높은 압력을 견디는 용기에 담아 수송 및 저장에 활용하는데 이것이 바로 액화 천연가스 즉 LNG다.
우라늄 235에 대해 알려면 중성자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중성자는 1932년 영국 물리학자 제임스 채드윅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 이듬해인 1933년 헝가리계 미국인 물리학자 실라르드 레오는 중성자 매개 핵분열 연쇄반응 개념을 제안했다. 중성자가 불안정한 핵종과 충돌할 때 일어나는 핵분열이 더 많은 수의 중성자를 발생시키고 이것이 핵종의 연쇄적 핵분열을 유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발생시킬 것이라 생각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우라늄의 대부분은 연쇄 핵분열을 일으키지 못하는 우라늄 238이고 0.72% 정도만이 연쇄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 235다. 농축 과정을 통해 순도 높은 우라늄 235를 대량으로 얻어낼 필요가 있다.
석탄뿐 아니라 석유에도 일정량의 황이 들어 있다. 양치식물이 고온과 고압에 의해 석탄으로 변형되는 석탄의 경우 황철석, 황산소듐, 황산칼슘 등의 광물도 섞여 들어가기 때문이다. 석탄 연소 과정 중 이산화황도 만들어진다. 이산화황은 한 번 더 연소되어 삼산화황이 된다. 이는 대기 중 물방울에 쉽게 녹아 황산이 된다. 석유의 경우 근원인 바다 생물을 구성하는 단백질에 황을 포함하는 아미노산이 존재한다. 규소는 현대 반도체 문명의 기반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다룬 100 가지 물질을 이해하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이라고 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파노라마 같은 세상의 질서와 규칙을 안 느낌이 든다. 화학에 더 친해진 계기가 된 책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화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