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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지구 - 스티븐 슈나이더가 들려주는 기후 변화의 과학 ㅣ 사이언스 마스터스 10
스티븐 H.슈나이더 지음, 임태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평점 :
자신의 책이 적어도 몇몇 독자들에게는 지구에 대한 지식을 더욱 추구하려는 동기를 유발하고, 거의 모든 이들에게는 지구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동참하도록 해주지 않을까, 희망한다는 스티븐 슈나이더(Stephen Schneider; 1945-2010)의 책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환경 생물학 지구 변화(environmental biology and global change) 교수를 역임한 저자는 고체 지구가 공기와 물 그리고 생물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는 지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의 경험만으로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현상의 모든 범위를 샅샅이 조망할 수 없다. 우리의 개인적인 척도는 너무 제한적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풍부한 다양성에 대해 지각의 창을 열어젖히기 위해서는 더욱 큰 공동체의 관찰과 추정을 필요로 한다. 세상은 분명 커다란 규모의 관점과 작은 규모의 관점을 모두 필요로 한다. 21세기 환경 문제는 단순히 어떤 지방이나 지역의 규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로 전 세계적인 규모로 나타난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훨씬 더 심각하고 오래 지속되고 어떻게 되돌릴 수조차 없는 결과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시행착오를 통해 가르침을 얻는다는 식은 이제 더 이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저자는 유기체와 무기체가 서로 연결되어 있듯 지구 화학과 생물학 지질학과 기후학은 연관을 맺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기후와 생명체의 그늘진 미래를 살피기 전에 우선 몸을 돌려 우리의 생물 지리학적인 뿌리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필수적이리라고 말한다. 젊은 지구가 최초로 생명을 잉태했던 시대, 머나먼 과거의 시생대로 말이다. 저자는 반드시 방문하고 싶은 특별히 흥미를 끄는 시기를 생명 탄생의 시대 즉 약 35억 년 전의 시생대라고 말한다. 당시에는 산소가 있긴 했지만 그 양은 현재 약 10억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산소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초기 지구에 가장 먼저 나타난 기체는 수소와 헬륨이다. 35억 년 전에는 태양이 지금보다 더 작았다. 태양은 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을 거치며 점점 커지고 또 밝아졌음을 생각해보라. 희미한 원시 태양의 패러독스라는 것이 있다. 메탄과 암모니아라는 두 기체가 지구 대기의 하층부에서 적외선 복사를 차단하는 데 매우 탁월한 효과를 갖고 있으며 시생대에는 이 두 기체가 매우 많았기 때문에 부족한 태양열을 보충해서 온난한 기후를 유지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원시 지구에서 메테인은 주로 물과 철 및 마그네슘이 풍부한 암석이 반응하는 사문암화 작용과 같은 비생물학적 열수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 사문암화 작용이란 지구 맨틀의 철·마그네슘이 풍부한 초염기성 암석(감람석 등)이 물과 반응하는 변성·열수 작용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감람석, 휘석 같은 1차 광물이 사문암으로 변하며 열을 발생시키고 암석의 부피를 증가시키며 수소 및 메테인 가스를 방출한다.
태양이 커진 상태에서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 가스를 상쇄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칼슘, 마그네슘, 규산염 같은 광물들이 대기의 탄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고 칼슘의 탄산염인 석회암, 마그네슘의 탄산염인 돌로마이트 같은 퇴적암에 탄소를 붙잡아둔다.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태양 광도가 커짐에 따라 시생대의 대기 중에 있던 높은 수준의 이산화탄소가 제거되었다는 이론도 있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탄수화물과 산소로 바꾸는 과정을 광합성이라 한다. 탄수화물과 산소가 결합해서 열을 방출하고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호흡이라 한다.
오늘날 우리는 석탄 덩어리를 태우면서 화석의 유기물 속에 붙들려 있는 공룡시대의 이산화탄소와 태양열을 소생시키고 있다. 지구과학자들은 바다에 있던 대부분의 환원되어 있는 광물이 소모된 약 20억 년 전부터 대기에 많은 양의 산소가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대사 작용을 진행시킬 에너지를 얻기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하는 새롭게 진화한 생물체들의 생태학적 자리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지구의 대기는 산소가 충분히 만들어진 뒤에야 생물이 육지에 뿌리내리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오존을 만들 수 있었다. 대기 중에 산소와 오존이 존재한 지난 10억 년 정도의 기간 안에 원핵 생물에서 단세포의 진핵 생물로, 그리고 다시 다세포의 후생동물로의 빠른 진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규모로 일어나는 변화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관심을 끄는 것은 탄소의 순환이다. 탄소는 현재 대기 속에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아주 적은 양(0.035 퍼센트)이 들어 있고 해양과 퇴적물, 암석들에는 이산화탄소나 다른 형태로 훨씬 더 많은 양이 존재한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대기에 존재하는 미량 기체다. 이는 현재 이산화탄소의 양이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렇게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 7500억 톤의 대기 탄소가 대기의 열 균형에 미치는 영향은 꽤 큰 편이다. 이산화탄소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산화탄소가 대부분의 태양 복사 에너지는 통과시키는 반면 대부분의 적외선 복사 에너지는 흡수하는 경향이 있어서 지구에서 복사되는 열의 일부를 차단한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차단되지 않은 지구 복사열은 대기를 통해 우주로 탈출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산화탄소는 온실 기체다. 대기 속에는 강력한 온실 효과를 내는 다른 미량 기체들이 있다. 대기 중에서 이들의 농도는 증가하였다. 그중에서도 메테인이 유명하다. 메테인의 양은 산업혁명 이후 약 150%나 증가했다. 메테인은 동물과 세균이 만들어내는데 채광이나 경작 같은 인간 활동에서 나온 오염물질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일산화이질소의 양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질소 비료의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후학자, 진화 생태학자, 경제학자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도구는 빠르고 정확한 모형이다. 이 일은 방정식을 풀고 지구관측 시스템 예를 들면 인공위성에서 들어온 자료를 처리하고 개념을 발전시키고 모형 작업을 시험하는 빠른 대형 컴퓨터의 발달이 있기까지는 결코 가능하지 않았다. 사실 현대의 슈퍼컴퓨터가 나오기까지는 1960년대의 대학과 대기업에서 사용한 그 당시로는 상당히 비싼 계산기계조차 너무 느려서 계산을 충분히 할 수 없었다. 대기의 역사가 현재 대기의 실제적인 모형으로 작용했는데 이는 지질학자들의 동일과정설이라는 견해와 견줄 수 있다.
루이스 프라이 리처드슨은 일기예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놓았다. 그것은 바로 닮은 꼴 방식의 일기도 작성이 아닌 물리법칙에 기초한 수학적 모형이었다. 모형 제작의 이점은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하거나 실행할 수 없는 실험들을 수행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기후의 시뮬레이션을 위해서 모형을 만드는 사람은 기후 시스템의 구성요소에 무엇을 포함시켜야 할지, 포함시킬 변수들은 무엇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일련의 빙기와 간빙기를 시뮬레이션하기로 했다면 지난 수백만 년 동안의 기후 시스템의 상호작용한 주요 요소들이 미친 영향을 분명하게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생물은 기후에 영향을 주므로 역시 포함시켜야 한다. 이렇게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하위 시스템은 모형의 내적 구성요소를 이룬다. 한편 일주일과 같이 매우 짧은 기간에 일어난 기상 현상만을 모형화하려 한다면 단기간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빙하, 심해, 지형. 숲과 같은 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모두 무시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모형화한 기후 시스템의 외적 구성요소로 할 수 있다.
지질학의 역사를 통해 자연계에서 일어난 이런 행성 규모의 실험 중에서 그 어느 것도 현재 진행중인 인간이 이야기한 전 세계적인 변화의 실험과 정확하게 필적하는 것은 없다. 따라서 그 어느 것도 우리의 예측이 올바르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사건들은 모두 현재의 예측이 최소한 상당히 그럴듯하다는 암시를 주는 많은 정황적인 증거를 보태고 있다. 저자는 이 점은 지구의 생태계와 우리의 운명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한 엄밀한 예측을 위해서는 육지와 바다, 얼음 속으로 파고들어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지질학적, 고기후학적, 고생태학적 기록을 들춰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고 말한다.
불행히도 일부의 근시안적인 정치적 이해관계가 이런 일을 정략적인 것으로 생각해서 난해한 것처럼 보이는 이런 작업을 위한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91 페이지) 우리가 이런 시험의 목적을 위해 갖고 있는 최고의 물리적 실험실은 유리와 강철로 세운 연구실이 아니라 지구 자체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지구의 오랜 옛 시절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다.(94 페이지) 과학자들은 언제나 변화 뒤에 숨어 있는 원인을 찾는다. 원인이 확실하다면 변화와 요동을 구별할 수도 있다. 과거의 기후는 상당히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었다. 빙기도 있었고 빙하가 없는 시기가 수천만 년 동안 지속되기도 했으며 심지어는 대기에 산소가 거의 없거나 전혀 없었던 시기도 10억 년 이상이나 된다. 오늘날과 비교할 때 대륙들은 다른 곳에 위치해 있었으며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의 양도, 대기의 조성도 달랐다. 다시 말해서 과거에는 엄청나게 커다란 규모의 변화를 나타내는 자연의 실험이 있었다. 많은 경우 이런 변화는 향후 수십년 동안 인간이 어떤 일을 함으로써 대기의 화학조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자연적인 변화의 속도는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인간이 자연에 강제한 것에 비해 지극히 완만했다.
기후를 예측하기 위해 우리는 도구를 확인하는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는 또한 기후변화를 강요하는 요인 즉 기후 강제 요인이 어떤 것들인지 확인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96, 97 페이지) 열을 가진 모든 물체는 복사 에너지를 방출한다. 지구는 절대온도 255K(- 18 ℃) 정도 되는 흑체의 총복사 에너지량에 필적하는 복사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 지구 표면의 공기의 평균 온도는 287K(14 ℃)로 지구의 흑체 온도에 비해 32 ℃ 정도 따뜻하다. 따뜻한 표면 공기 온도와 지구의 복사 등가온도 간의 32 ℃ 차이가 바로 그 유명한 온실효과에 의한 것이다.(118 페이지)
대기는 온실 효과를 통해 태양 복사 에너지의 적지 않은 부분을 지구의 표면까지 투과시키고 그 뒤에는 지표면과 낮은 대기에서 나온 위를 향한 지구의 적외선 복사를 많은 부분 차단한다. 정확하게는 도중에서 가로 채 낮은 에너지로 재복사한다. 아래쪽을 향한 재복사는 지표면의 온난화를 더욱 강화시켜 32 °C의 자연적인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는 사변적인 이론이 아니라 충분히 양해 되고 완전히 검증된 자연현상이다.(119 페이지)
자연계의 온실 효과는 분명히 과학적으로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 지금까지 기후와 생물의 공진화를 진행시켜온 자연의 온난화를 설명해주고 있다. 인간이 자연계의 온실 효과를 확대하는 일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120 페이지)
저자는 정치가들은 자신의 선거구민들의 인식에 반응하는 데는 탁월한 재간을 보인다고 말한다. 우리가 우리의 의견을 전단할 때 특히 그렇다. 우리가 정치 지도자들을 다그쳐 창조성을 갖고 그 중에서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을 북돋울 장기적 해결책을 마련하고 중국인들에게 대안을 제시해서 그들이 계획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석탄 이용을 개선시키며,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사람들의 급속한 삼림 벌채 계획을 바꾸어놓도록 조치할 수 있게 만든다면 정치가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이 여러분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알 수 있도록 하자. 우리가 침묵한다면 특수한 이해당사자들이 보낸 팩스만 통과될 것이다. 역시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아니 최선이 이것이다.
지구 화학과 생물학 지질학과 기후학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저자의 기후와 생물의 공진화란 말로 수렴하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