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波動)이란 어느 한 지점의 진동(振動)이 옆으로 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 점을 중심으로 방향을 바꾸어 왔다 갔다 하는 운동을 진동이라 한다. 파동에서 진동을 전달하는 물질을 매질(媒質)이라 한다. 줄에 생긴 파동의 모양일 경우 줄이 가장 높이 올라간 지점을 마루라 하고 가장 아래로 내려간 지점을 골이라고 한다. 마루와 마루 사이의 거리를 파장(波長)이라 한다. 원래 위치에서 마루까지의 거리를 파동의 진폭(振幅)이라 한다. 파동의 진행 방향과 매질의 진행 방향이 수직인 파동을 횡파(橫波)라고 한다.
벽에 줄을 매달고 살살 흔들면 파장이 긴 파동이 만들어진다. 반대로 벽에 줄을 매달고 세게 흔들면 파장이 짧은 파동이 만들어진다. 줄을 살살 흔들 때보다는 세게 흔들 때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에너지는 파동에 전달되어 파동의 에너지가 된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파장이 짧을수록 파동의 에너지는 크다. 파장과 진동수는 반비례 이므로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다. 진동수가 클수록 파장의 에너지는 크다.
소리는 공기 분자의 진동이 옆으로 전달되는 파동이다. 그래서 소리를 음파(音波)라고 한다. 그런데 소리는 줄을 흔들 때 생기는 파동과 다른 모양이다. 사람은 모든 진동수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진동수는 20hz에서 2만hz 사이다. 그러므로 진동수가 20hz보다 작은 소리는 들을 수 없는데 이것을 초저파라고 한다. 하지만 코끼리는 이런 소리를 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2만 헤르츠보다 큰 진동수를 가진 소리는 사람이 들을 수 없다. 이를 초음파라고 한다.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동물로는 박쥐나 돌고래 등이 있다. 소리의 매질이 공기 분자이므로 공기 분자의 진동이 옆으로 전달되는 속도가 바로 소리의 속도다. 그러므로 분자들이 빠를수록 전달이 빨리 이루어지므로 소리의 속도가 크다. 공기 분자는 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움직인다. 그러므로 소리도 온도가 낮을 때보다 높을 때가 빠르다. 겨울보다 여름에 소리가 빨리 전달된다. 온도가 0도일 때 소리의 속도는 331.5m/s이고 1도씩 올라갈 때마다 소리의 속도는 0.6m/s씩 빨라진다.
공기가 없으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소리를 전달할 매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달에서는 아무리 크게 떠들어도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 수리의 매질은 공기뿐일까? 그렇지 않다. 소리는 기체, 액체, 고체 모두를 지나갈 수 있다. 고체는 액체나 기체보다 단단하다. 파동은 단단한 매질에서 빠르게 진행하므로 공기는 고체를 통과할 때 빨라진다. 예를 들어 소리의 속도는 물속에서는 1500m/s가 되고 철 속에서는 6천m/s가 된다.
호이겐스 원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파동이 전파될 때 파면(波面) 위에 모든 점에서 각각의 점을 새로운 파면으로 하는 이차적인 구면파가 나타나고 이와 같은 구면파에 공통으로 접하는 면이 다음 순간에 새로운 파면을 이룬다. 파동은 장애물을 만나면 반사되어 새로운 파면을 만든다. 이때 파동의 속도나 파장은 달라지지 않는다. 파동은 장애물에 부딪힌 각도와 같은 각도로 반사되어 나아가는 성질이 있다.
소리의 반사를 메아리라고 한다. 우리가 산에 올라가서 반대쪽 산을 향해 소리를 지르면 우리가 지른 소리가 산에 반사되어 우리의 귀로 들어오는 것이 메아리다. 단단한 벽과 부딪힌 소리는 세기가 많이 줄어들지 않지만 부드러운 벽과 부딪힌 소리는 벽에 소리가 많이 흡수되어 반사된 소리의 세기가 크게 줄어든다.
파동이 다른 매질을 지나갈 때 꺾이는 현상을 파동의 굴절(屈折)이라고 한다. 이것은 매질이 달라질 때 파동의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파동은 매질이 단단할수록 빠르다고 했다. 그러므로 매질이 부드러운 곳에서 단단한 곳으로 지나가는 파동은 다음과 같이 꺾이게 된다. 이때 파장의 진동수는 변하지 않지만 파장은 달라진다. 소리도 굴절할까? 물론이다.
소리의 굴절은 온도와 관계있다. 낮에는 지면의 공기가 뜨겁고 위쪽 공기는 차가워지므로 지면에서 소리의 속도는 빠르고 위쪽에서 느리다. 그러면 위로 굴절된다. 낮에는 소리가 위로 올라간다. 밤에는 지면에 있는 공기가 차갑고 위쪽이 더우므로 소리가 아래쪽은 느리고 위쪽은 빨라져 아래로 굴절된다. 그러므로 낮 말은 위에 떠 있는 새가 잘 듣고 밤 말은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쥐가 잘 듣는다는 속담이 나온 것이다.
소리도 파동이므로 간섭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두 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보강 간섭을 일으켜 더 크게 들릴 수도 있고 소멸 간섭을 일으켜 잘 안 들릴 수도 있다. 담 너머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아도 말소리는 들린다. 두 개의 틈이 생기면 틈을 통해 들어온 물이 독 뒤쪽으로도 전달된다. 이렇게 파동이 진행 도중 장애물을 만나거나 좁은 틈을 지날 때 장애물의 윗 뒷부분까지 전달되는 현상을 파동의 회절(回折)이라고 한다.
정상파(定常波)는 무엇인가. 서 있는 파동이라는 뜻이다. 즉 정상파는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진동하는 파동이다. 파동이 양쪽 끝 사이를 계속 왕복하면서 줄을 묶은 양쪽 고정점에서 입사파와 반사파가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차에서 내는 사이렌 소리는 정지에 있는 차에서 내는 소리보다 높은 음으로 들린다. 그러니까 진동수가 더 크게 우리 귀에 들리는 거다.
반대로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차에서 나는 사이렌 소리는 정지해 있는 차에서 나는 사이렌 소리보다 더 낮은 음으로 들린다. 즉 진동수가 낮은 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이렇게 움직이는 물체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현상을 도플러 현상이 일어난다. 고유한 호수 중앙에서 파동이 만들어졌다고 가정하자. 이 파동의 주기가 10초라고 하자. 물속에 정지해 있는 관찰자는 마루가 오고 10초 후에 다음 마루가 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 관측자가 첫 번째 마루를 경험하자마자 타원 쪽으로 헤엄쳐간다고 해보자. 그럼 이 관측자가 두 번째 마루를 경험하는 시간은 10초보다 적게 걸린다. 그러므로 이 관찰자에게는 파도의 주기가 짧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므로 진동수가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관측자가 파동의 파원(波源) 쪽으로 가까이 가면 파동의 진동수가 커지게 된다. 이 파동의 소리가 높은 음으로 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소리가 나는 곳으로 아주 빠르게 뛰어가면 원래 소리보다 더 높은 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옛날 어느 방앗간에 밀가루 부대를 나르는 늙은 나 귀가 있었다. 늙은 나귀는 오랫동안 참을성 있게 힘든 일을 열심히 해왔다. 하지만 요즘은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일을 하는 날보다는 아파 쉬는 날이 더 많다. 늙은 나귀는 음악을 아주 좋아해서 주변의 모든 사물을 악기로 만들어 연주하곤 했다. 방앗간의 다른 동물들은 늙은 나귀의 연기를 돕는 것을 좋아했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그 사람은 바로 방앗간 주인이었다.
그는 늙을 나귀가 일보다 연주를 좋아하여 다른 동물들에게 악기 연주를 가르쳐주는 것을 오래 전부터 마음에 들어가지 않았다. 어느 날 방앗간 주인이 늙은 나귀를 불렀다. 무슨 일이시죠? 주인님? 늙은 나귀가 물었다. 이 쓸모없는 나귀 녀석, 일은 안하고 만날 북이나 두들기고 이젠 내 가죽을 벗겨 북이나 만들어야겠다. 주인은 매우 화를 내며 말했다. 주인은 곧장 늙은 나귀를 창고에 가두었다.
그날 이후 늙은 나귀는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늙은 나귀는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늙은 나귀는 창고 안에서 소리쳐 보았지만 아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스르륵 소리를 내면서 창고 문이 열렸다. 나귀에게 악기 연주를 배우고 있던 젊은 나귀였다. 어서 도망치세요. 주인이 내일 당신을 도살장에 팔아넘긴대요. 젊은 나귀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젊은 나귀의 도움으로 늙은 나귀는 창고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하지? 벌써 겨울이 되려고 들판에는 으스스 찬바람이 불었지만 나귀는 갈 곳이 없었다. 태어나면서부터 방앗간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나귀는 길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갔다. 이젠 좀 쉬었다 가야지. 나귀는 느티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저건 뭐지? 여기는 느티나무에 붙어 있는 종이 쪽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브레멘에서 동물 음악회가 열린다는 것이었다.
그래, 내 꿈은 원래 음악가였어. 밴드를 만들어 저 대회에 참가하는 거야. 나귀는 두 손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신이 나서 걸어갔다. 브레멘 음악대회에 참가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힘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언덕을 몇 고비 넘었을 때 나귀는 길가에 쭈그리고 앉은 늙은 원숭이를 만났다. 이봐, 어째서 이런 곳에 혼자 앉아 있는 거야. 나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나이 많은 원숭이는 울먹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를 기르던 주인에게 쫓겨난 신세가 되고 말았다네. 무슨 잘못을 했는데? 나는 줄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어. 야, 그거 재미있겠는걸. 나귀는 흥미롭다는 듯이 귀를 기울였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줄이야. 하루 종일 기계에서 나오는 줄을 뽑아 적당한 크기로 잘라 포장하는 일이었어. 줄은 두꺼운 것도 있고 가느다란 것도 있는데 늙으니까 눈이 침침해져서 가느다란 줄이 잘 보이질 않는 거야. 그래서 규격보다 길거나 짧게 줄을 자르게 되니까 주인이 필요 없다고 내쫓더군.
원숭이가 울먹거렸다. 나귀는 원숭이가 불쌍해서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거 참 안됐군. 그럼, 나와 함께 브레멘에 가서 동물 밴드를 만들어 보는 건 어때? 그런데 나는 악기를 다룰 줄 몰라. 공장에서 가지고 온 줄이 있지? 나귀는 원숭이의 주머니를 흘깃 바라보면서 말했다. 물론이지. 원숭이는 주머니에서 굵기가 서로 다른 여섯 개의 줄을 꺼냈다. 줄의 길이는 모두 같았다. 좋아, 악기를 만들어 줄게. 나귀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나귀는 속이 뻥 뚫린 나무통에 여섯 개의 줄을 차례대로 묶었다.
이게 바로 기타라는 악기야. 너는 이 악기를 연주하면 돼. 나귀가 원숭이에게 기타를 건네며 말했다. 어떻게 연주하지? 원숭이는 생전 처음 보는 악기가 신기해 물었다. 줄을 퉁기면 돼. 나귀는 웃으며 말했다. 원숭이는 맨 윗줄을 퉁겼다. 낮은 음이 울려 퍼졌다. 정말 소리가 나는군. 신기해. 줄에서 정상파(定常波)가 만들어지기 때문이야. 그 정상파의 진동수와 같은 진동수를 공기가 진동을 하여 그 진동수의 음이 나오는 거야.
나귀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원숭이는 갑자기 다른 다섯 개의 줄을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머지 줄은 왜 매달아 놨지? 맨 윗줄부터 아래로 내려갈수록 줄의 굵기가 가늘어지지. 줄의 굵기에 따라 음이 달라지거든. 어떻게 달라지지? 줄이 가늘수록 높은 음이 만들어져. 원숭이는 6개의 줄을 차례로 튕겼다. 점점 높은 음이 울려 퍼졌다. 원숭이는 무척 신기해하는 표정이었다.
한참 여섯 줄을 퉁기던 원숭이가 말했다. 그런데 나오는 음이 미, 라, 레, 솔, 시, 미뿐이야. 그럼 도, 파는 어떻게 만들지? 같은 굵기의 줄이라도 길이가 짧아지면 더 높은 음이 만들어져. 맨 윗줄의 세 번째 칸을 왼손으로 꽉 누르고 퉁겨봐. 원숭이는 나귀가 시키는 대로 했다. 파 음이 울려 퍼졌다. 파가 나왔어. 원숭이는 신이 났다. 그리고 다른 줄도 왼손으로 눌러 줄의 길이를 짧게 만들었다.
점점 높은 음이 만들어졌다. 이젠 됐어. 너는 이제부터 이 악기를 다루면 돼. 나귀가 말했다. 그럼, 나도 동물 밴드가 된 거야? 원숭이는 뛸 듯이 기뻐했다. 이렇게 하여 나귀와 원숭이는 함께 브레멘을 향해 길을 떠났다.
이윽고 작은 다리에 이르렀을 때 나귀와 원숭이는 한 나이 많은 타조를 만났다. 타조는 오른쪽 다리를 절룩거리며 걷고 있었다. 타조야, 어째서 이런 외딴곳에 혼자 있는 거니? 원숭이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중간 생략) 나귀, 원숭이, 타조 등은 애니 뮤즈라는 그룹 이름을 만들었다. 애니멀의 애니와 뮤즈를 합한 말이다. 애니 뮤즈는 브레맨 음악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정완상의 ‘하위언스가 들려주는 파동 이야기’는 쉬운 설명으로 소리와 파동의 신비함을 전달한 책이다. 최근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시리즈(전 20권)를 냈다.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보다 본격적인 책이다. 저자의 약진이 눈부시다. 계속 읽어야 할 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