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문화유산해설사 수업 과정 중 만난 한 경상도 출신 동료는 신라의 주령구(酒令具)를 보고 신라가 그렇게 흥청거렸을 리 없다는 말을 했다. 경주 안압지 뻘 속에서 출토된 주령구는 술을 마실 때 그 방법을 알려 주는 주사위란 의미다. 단순히 유흥(遊興)의 도구를 가지고 그렇게 반응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신라를 싫어하는 나는 출토가 알려주는 사실이 아닌가요?란 말을 했을뿐이다. 나는 왜 신라를 싫어하는가? 신라가 통일을 했기에 우리가 대륙을 잃게 된 것이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신라가 통일을 이루었는지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당시도 신라를 싫어하고 고구려를 좋아했지만 연천에서 해설을 한 2020년 이래 고구려가 더욱 매력적인 나라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427년 장수왕의 평양 천도, 475년 남진(南進; 491년 장수왕 사망) 이래 551년부터 고구려 멸망시까지 약 120년간 호로고루 아래 임진강이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하천 역할을 했다는 말을 들어왔다. 
신라쪽 자료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올 7월 신간으로 나온 관련 책을 알게 되었다. 진흥왕의 영토 확장과 동북 경계의 변화, 7세기 후반 이후 서북 경계의 변동 등의 챕터가 있는 책이다. 
문제는 8월 16일 한 번의 강의를 위해 구입하기에는 책값이 비싸다는 점이다. 물론 책 값보다 신라 책이기에 고구려 관련 자료를 찾는 입장에서 자료를 확보하려는 나에게는 마땅치 않은 과(過)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국립중앙도서관 열람 코너를 통해 읽을 수도 없을 것 같다. 국립중앙도서관 책바다 검색을 통해 아직 어떤 도서관에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천군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하는 것은 11월에 가능하다. 
1월, 4월에 이어 신청한 7월치 세 권 중 하나를 취소하고 앞에서 말한 책으로 바꿀 수 있겠지만 8월 16일 이전에 받아보기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한 권이 있다고 하니 열람하기 위해 먼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물론 그 책 하나만을 위해 가는 것은 아니다. 지난 달에는 ‘추가령 구조곡의 지형‘을 열람하기 위해 교보에 갔었다. 한 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였다. 그런데 가서 검색을 하니 재고가 없다는 문구가 떴다. 허탈함이 컸다. 이 책은 연천과 밀접한 추가령 구조곡에 관한 책이어서 지역의 ’달리는 달팽이‘ 서점에 주문했다. 

강의를 위해 설정한 키워드들은 전쟁, 천문, 철, 말, 수레, 성(城), 비(碑), 기후, 지질, 벽화, 해양 강국,  유목과 농경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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