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과학의 첫 문장‘을 읽고 있다. 깊이와 재치를 함께 실감할 수 있는 책이다. “과학은 재미있는 이야기에 약하다. 라이엘이 말한 길고 점진적인 역사는 딱히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흥미롭지는 않다.” 같은 표현이 특히 그렇다.
’과학은 재미 있는 이야기에 약하다‘는 문장은 ’대중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과학적 진실을 알려고 한다’고 읽어도 될 듯 하다. 라이엘은 제임스 허턴과 같은 주장(동일과정설)을 한 사람이다. 다윈이 비글호를 탔을 때 라이엘의 ’지질학 원리‘를 가지고 간 것은 유명하다. 다윈은 지질학자이기도 했다.
본문에 “(제임스 허턴의) 동일 과정설과 (조르주 퀴비에의) 격변설의 중간이라 할 수 있는 (나일스 엘드리지와 스티븐 제이 굴드의) 단속평형설(斷續平衡說; punctuated equilibrium)”이란 말이 나온다. 중간이란 말이 마음에 걸린다.
단속평형설은 생물 종이 본질적으로는 오랜 기간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중간중간 상대적으로 빠른 굵직한 변화의 시기를 거친다는 이론이다. 단속평형설은 두 이론(동일과정설과 격변설)을 포괄하는 이론이라고 해야 옳다. 중간이 아닌 포괄 이론이라는 의미다.
punctuated equilibrium, geology 등으로 검색을 할 필요를 느낀다. 중요한 점은 포괄하는 이론이냐 중간 이론이냐가 아니라 지구 생명체의 역사가 단속평형설로 잘 해명되느냐는 사실이다.
본문에 ’지구의 변화와 지구에 사는 생물의 변화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이 둘은 별도의 학문 분야다.‘란 말이 나온다. 지구에 사는 생물뿐 아니라 지구도 단속평형설로 해명되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