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접경 지역 기행 시리즈를 쓴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DMZ 연구팀의 일원이었던 조배준 교수가 첫 단독 저서인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 근대 자본주의 정신은 무엇인가’를 냈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DMZ 연구팀은 지난 2020년 연천 지질해설사들을 대상으로 16주 일정으로 통일인문학 강의를 했던 팀이다.

 

축하 인사를 드렸더니 ‘출간을 어떻게 아셨는지요?’라 하셨다. 내가 책을 사 읽겠다고 하자 읽을 만하지 않은 부끄러운 작품이라고 하셨다. 베버 관련 책이기에 베버의 글에서 영감을 얻어 책 제목을 삼은 한 문학평론집을 소개했다.

 

베버의 글이란 종교 개혁의 문화적 영향은 상당 부분 종교개혁가들 활동의 예상치 못했던 혹은 심지어 원하지 않았던 결과였으며 때로는 그들 자신이 염두에 두었던 것과 동떨어졌거나 심지어 대립되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글이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137 페이지) 책 제목은 문학평론가 오문석의 책 ’현대시의 운명, 원치 않았던’이다. 저자 오문석은 자신의 책은 설계 도면 없이 진행된 연구 내용의 사후적 구성물에 가깝기에 굳이 따지자면 원치 않았던 혹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를 훤히 분석해도 미래를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다른 사람의 글에서 쉽게 통찰을 얻는다 해도 그것을 내 삶에 적용해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는 어렵다. 원치 않았거나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시인 조지훈의 삶이 아닐지? 조지훈 시인의 경우 수업 시간에 장난삼아 쓴 고풍의상은 등단작이 되었고 심혈을 기울여 쓴 세기말적 탐미의식 및 자의식 계열의 작품들은 제외되었다.

 

기이하지만 묵묵히, 예상을 벗어나는 진폭이 크지 않기를 기대하며 또는 바라며 내 읽기와 쓰기의 루틴을 이어가야 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