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당(墟塘)이란 말을 생각한다. 터 허와 연못 당을 쓰는 말로 내가 만든 것이다. 빌 허()와 집 당()을 쓰는 허당이란 말로 나를 차마 규정할 수 없어 생김새가 비슷하고 발음도 같은 두 단어로 나를 칭하게 된 것이다. 간신히 바보를 면했다는 뜻의 간바면이란 말로 나를 표현하면 딱 좋을 듯 하다. 꽤 대비를 잘 하고 준비한 것 같았으나 지금 하는 일 곳곳에서 헛점이 드러난다


터 허와 연못 당이라는 글자가 만난 허당(墟塘)은 저택(瀦宅)과 같은 차원의 말이다. 웅덩이 저, 집 택자를 쓰는 저택은 조선 시대에 대죄를 지은 사람의 집을 헐어 버리고 만든 웅덩이를 뜻한다.(정약용은 예성강을저수; 瀦水라 표현했다.) 연못이 보이니 그래도 괜찮다 생각하겠지만 폐허 같은 마음 위에 만든 것이다. 그래도 그런 연못이나마 잘 가꾸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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