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예보된 바다. 그렇다 해도 추위가 아닌 것이 아니고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 것도 아니다. 추워지면 잠에 더 이끌리는 것 같다. 근력이 좋지 않아 일이 끝난 후 바로 눕고 싶은 것을 추위 탓으로 돌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올해는 성철 스님 기일인 11월 4일을 그냥 지나쳤다. 이 날을 말하는 것은 당사자를 추모하는 것보다 성철 스님에 대한 추모의 글을 쓴 일지 스님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일지 스님의 기일은 8월 23일이지만 나는 매번 11월 4일이 되어서야 당사자를 기억한다. 43세라는 이른 죽음은 여름에는 기억하고 추념할 만한 것이 못되는 것일까? 이 스산함(몹시 어수선하고 쓸쓸함, 날씨가 흐리고 으스스함,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뒤숭숭함)을 음악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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