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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 당신의 부에 영향을 미치는 돈의 심리학
저우신위에 지음, 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3월
평점 :
돈은 통증을 줄여주는 존재다.(돈은 세는 것만으로도 진통효과가 있다.), 일상의 일 가운데 좋은 일의 80퍼센트는 돈과 관계 없지만 비극의 80퍼센트는 돈과 관계 있다. 이런 재기발랄한 경구가 빛나는 책이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란 책이다. 저자는 절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저우선위에다.
하지만 이 책은 돈을 사랑하는 사람, 돈에 미친 사람은 부도덕할 거라는 편견을 심도 있게 다룬 묵직한 책이다. 저자에 의하면 돈은 교환의 도구 이상이다. 1장 돈과 심리, 2장 돈과 사회생활, 3장 돈과 소비행위, 4장 돈과 가정생활, 5장 돈과 사회적 평판 등으로 이루어졌다.
부부간에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돈 이야기가 아니라 돈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돈은 이만큼 중요하다. 그렇기에 돈은 행복처럼 한 번에 얻기 힘들다. 돈은 무생물이기에 울거나 웃는 등 인간과 같은 감정표현을 할 수 없다. 다만 감정을 담는 그릇은 될 수 있다.
그곳에 담긴 감정이 소비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 역할을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헌 돈일수록 빨리 쓰고 그 돈으로 산 물건의 가치는 더 낮게 평가된다는 점이다. 더러운 돈은 부도덕한 행위를 하게 만든다는 점도 그렇다. 돈을 쓸 줄 모르면 돈의 노예가 된다는 사실은 새길 점이다.
소비가 주는 즐거움은 잠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돈을 마약의 일종으로 비유한다. 돈은 세상에 대한 시야를 좁혀 안하무인이 되게 한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화장품에 적지 않은 돈을 쓰는 여자는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세상은 공평하다고 믿는다. 가난한 사람은 게으르다고 믿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저자는 이는 틀린 관념이라 말한다. 돈은 죽음도 두렵지 않게 한다고 한다. 돈 자랑을 하는 것은 혼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하우스 머니 효과란 것이 있다.
도박에서 얻은 돈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되려 남에게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돈을 다시 도박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나친 보상은 실력발휘를 저해할 수도 있다. 보상이 클수록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창의력이나 집중력이 필요한 일에는 일말의 도움도 안 된다.
저자는 남에게 돈을 쓰면 두 배로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연결, 성취감, 자주성의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저자는 행복해지고 싶다면 물건보다 경험을 사라고 말한다. 인생은 무엇을 했는지로 결정된다. 소폭 할인은 안 하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고 한다. 이를 감안하면 소비에 또는 돈과 관련된 것에 심리가 작용함을 알 수 있다.
자주 할인하면 헐값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래서 저자 같은 사람이 돈을 연구하는 것일 테다. 저자는 돈을 연구하고 나서 친구들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흥미롭다. 아니 씁쓸하다고 해야 하겠다. 돈을 좋아해서 돈을 연구하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무언가를 사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돈을 지불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이는 선불이냐 후불이냐의 문제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른 문제다. 행복의 숟간은 짧고 불행의 순간은 길다. 손실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손익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보다 크기 때문이다.(손익이라고 하지 말고 수익이라 해야 한다. 손익은 손실과 이익이기에 손실의 반대어가 아니다.)
인간의 길고 긴 진화과정에서 남성들이 주로 구애하는 위치에 있었다. 손실을 두려워 하여 구애하지 않으면 배우자를 얻기 힘들어지기에 남성들은 배우자를 얻을 때 좀 더 모험적으로 변한다.
가난은 자제력을 잃게 한다. 저자는 개천에서 용이 나오기 힘들지만(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개천에서 자랐다고 신세를 한탄하기보다 올바른 방법으로 스스로를 단련한다면 언젠가 용이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경제학은 공공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앞세운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