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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2월
평점 :
심리학 책들을 읽다 보면 개념들을 정리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귀찮기도 하고 체계적이지도 못해 포기한다. 그러다가 긴 공백기를 지나 다시 다른 심리학 책들을 읽는다. 장원청의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에는 꽤 많은 개념들이 정리되어 있다.
그 유명한 머피의 법칙을 비롯 철학을 아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오컴의 면도날과 뷔리당의 당나귀, 학습된 무기력, 삶겨죽은 청개구리 효과, 플라시보 효과, 밀그램 실험, 죄수의 딜레마, 치킨 게임, 베블런 효과, 일중독 증후군, 깨진 유리창 효과 등이다. 생소한 것들도 많다. 쿨레쇼프 효과, 빌라흐 효과, 애런슨 효과, 대답 일관성의 원리, 더 큰 바보 이론, 피터의 원리, 베버의 법칙 등이다.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의 특징 중 하나는 파트별로 개념들을 나누어 놓았다는 점이다. 나를 뛰어넘어 진정한 나를 만나다, 나를 끌어올려 성공하라, 나에 대한 호감를 높여라, 투자와 소비 속에 있는 함정,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등이다.
이기적 편향에 대해 알아보자. “자아와 관련한 정보를 만들어낼 때 일종의 잠재적 편견이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자신의 실패는 쉽게 벗어던지면서 성공의 찬사는 달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기억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는 과장되게 말하고, 불리한 부분은 무시해버린다. 따라서 이기적 편향을 자기본위적 편견이라고 부른다.
앵커링 효과는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얻은 첫 번째 정보에 따라 사고가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리의 사고가 어딘가에 고정되어 왜곡된 선입견이 생겨나는 것이다. (고정관념의) 닻을 내리지 않으려면 이전 정보들을 모두 무시하는 것과 대량으로 수집한 정보들을 전면적으로 분석하여 이성적인 판단을 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전자는 어렵다. 그러니 후자가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심리학을 접하면 인간은 오류와 착오, 방황, 불합리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심리학 개념 사전을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하는 것은 그런 점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사실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가령 스트레스가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월렌다 효과에 의하면 스트레스는 양날의 칼이며 수천수만의 적을 죽일 수 있는 예리한 무기가 되어 자신을 파괴할 수도 있다.
칼 이야기가 나왔으니 오컴의 면도날을 보자. 번잡한 곁가지를 모두 잘라 버릴 것을 의도할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적을수록 더 좋은 미니멀리즘을 예로 들 수 있다. 물론 아인슈타인의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그는 세상만사는 가능한 한 간결해야 하지만 너무 간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필요한 것은 사물의 법칙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파악한 후 조잡한 것은 제거하고 진짜는 보존하여 복잡한 것을 간소화하는 것이다. 간결한 것이 좋다고 본질을 버릴 수는 없다.
결론은 간결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체를 보는 시간과 내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문장에 대해서도 같은 차원의 말을 할 수 있다. 짧은 문장이 좋다고 너무 단문만으로 채우면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관건은 조화와 균형이다.
학습된 무기력에 대해 알아보자. 실패를 반복해 겪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포기하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학습된 낙관주의도 있다고 한다. 요나 콤플렉스는 욕구 단계설을 제안한 유명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가 정식화한 법칙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우리는 가장 완벽한 순간과 조건 아래에서도 변화를 두려워하고 크게 용기를 낸다고 해도 상상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몹시 추앙한다.” 잘 알려져 있듯 요나란 성경의 인물이다.
이 콤플렉스는 우리 내면의 스트레스를 균형 있게 표현하는 말이다. 사실 우리 모두에게는 성공의 기회가 있지만 그 기회 앞에서 소수만이 그것을 대담하게 돌파하고 자신의 요나 콤플렉스를 인식하여 벗어던지며 기회를 잡아 성공을 얻는다. 발라흐 효과는 단점을 보완하면 강점이 됨을 말하는 법칙이다. 이 효과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무통 원리다. 미국의 관리학자 로렌스 피터가 제기한 이론이다. 나무통 하나에 얼마 만큼의 물을 담을 수 있는지를 정하는 것은 가장 긴 나무토막이 아니라 가장 짧은 나무 토막이라는 것이다.
발라흐 효과와 나무통 원리는 상관 없어 보이지만 발라흐 효과는 개인 능력 관리에 활용되며 나무통 원리는 조직에서 뒤처지는 위치에 있는 부분에 중점을 둔다. 내가 평소에 관심을 두던 개념이 뷔리당의 당나귀다. 이 당나귀는 양과 질이 같고 거리도 같은 두 개의 건초 사이에서 굶어 죽기 직전의 당나귀를 말한다. 14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뷔리당이 말한 당나귀다. 이 역설의 첫 의도는 당시의 이성주의 사조를 반박하고 자신의 믿음을 변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누군가 지나치게 이성적이라면 밥을 굶는 뷔리당의 당나귀처럼 끝없는 결정장애에 빠져 위기에서 헤어나올 수 없음을 의미했다. 물론 현실에서 양과 질이 같은 두 개의 볏짚은 없다. 저자는 선택 전에는 망설이지 말고 선택 후에는 후회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는 뷔리당의 당나귀 효과에 대한 제일 좋은 반격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를 마음에 둔 사람들에게 필요한 법칙도 있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효과다. 한 발씩 상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라는 것이다. 문간이라는 같은 단어가 들어가는 문간에 머리 들여놓기 효과는 무리한 요구부터 한 후 간단한 요구를 들이미는 것이다. 베블런 효과 즉 가격이 비쌀수록 잘 팔림을 말하는 법칙은 경제학에서 만나는 개념이지만 소비자의 심리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심리학 책에 등장한 것이다. 물론 수요원리가 일치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기펜의 역설도 경제와 관련된 심리를 말하는 것이다.
가격이 올라가도 수요가 떨어지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일단 시작하면 마치게 되어 있다는 의미의 자이가르닉 효과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즉시 시작하는 것이다. 일단 시작하면 자이가르닉 효과가 발휘되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다. 사실 일을 계속 미루면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성공을 향한 첫 걸음은 꿈이 아니라 행동이다. 우리가 일단 시작하면 혼신의 힘을 다해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럴수록 그 꿈을 지키겠다는 결심이 확고해지고 꿈을 이룰 기회는 더 커진다.
저자는 권위 있는 사람의 말과 행동을 특별하게 보는 권위 효과를 언급하며 “나는 나의 스승을 사랑하지만 진리를 더 사랑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했다. 이는 권위 효과에 대해 지켜야 할 정확한 태도라고 한다. 침묵할 줄 알아야 좋은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의 굿맨효과는 미국의 심리학 교수 굿맨이 제시한 말이다. 대화에서 침묵이 하는 역할은 수학에서 제로가 하는 역할과 같다.(0은 상당히 중요한 아니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침묵과 경청은 연결되어 있어서 경청할 줄 모르면 다른 사람의 말을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없다. 침묵할 줄 모르면 다른 사람의 말을 효과적으로 경청할 수 없다. 임금의 역할은 대체 가능하며 우수한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높은 임금 외에 독특한 환경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레이니어 효과도 중요하다. 가장 매력적인 것은 로젠탈 효과다. 당신이 기대한 대로 그러한 사람이 된다는 마로 요약할 수 있다. 물론 이 효과는 심리적 암시에 의한 것이기에 적당한 선에서 멈추어야 한다. 무거운 기대는 부담감을 줄 뿐이다.
마지막 챕터는 13번째 챕터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다. 이 챕터는 네 개의 법칙으로 이루어졌다. 슈와르츠의 논단, 베버의 법칙, 디드로 효과, 악어 법칙 등이다. 슈와르츠의 논단은 불행은 별난 행복일 수 있음을 말한다. 불행 중에도 행복을 경험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베버의 법칙은 행복의 본질은 일종의 민감도에 있음을 말한다. 버릴수록 행복해짐을 말하는 디드로 효과는 인간이 벗어나기 어려운 10대 심리 중 하나다. 디드로는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를 말한다.(너무 유명해서 설명 생략)
전체의 마지막 법칙은 악어 법칙이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말하는 법칙이다. 악어 한 마리가 우리 다리를 물었을 때 손으로 악어를 밀면 발과 손을 함께 물리게 되기에 발버둥치지 말고 다리 하나만을 희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포기는 또 다른 것을 얻기 위한 방편이다.
책 제목이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인 것을 알겠다. 그래서 마지막 챕터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란 제목을 가졌을 것이다. 환경을 바꿀 수 없으면 아니 그렇기에 우리는 마음을 효율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심리학 책은 그런 지침을 주기에 유익하다. 행복이란 말이 마음을 끈다. 행복의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의 책들을 읽고 싶어진다. 물론 그의 물리학 책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