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뿌리 고조선과 고분벽화에 담긴 고구려의 찬란한 문화
김경상 지음, 이기우 엮음 / 새로운사람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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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단성화산체라 하는)에 대한 글에서 오름은 천문대로 사용되지 읺았을까, 란 글을 읽었다. 이에 나는 연천에서 볼 수 있는 고구려의 3대성 가운데 하나인 호로고루에 올라 고구려의 천문 활동을 상상했었던 지난 해 일을 떠올렸다. 이런 사연을 기억하며 사놓은 지 1년 정도 된 책을 찾아 들었다. 김경상이 사진으로 참여하고 이기우가 엮은 ‘한민족의 뿌리 고조선과 고분벽화에 담긴 고구려의 찬란한 문화‘란 책이다.

 

고구려는 대륙을 호령하던 나라여서인지 신비와 동경, 아쉬움의 눈으로 보게 된다. 더구나 수(隨)나라의 100만 대군을 무찌른 나라였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본문 가운데 용은 농경문화에서 숭배의 대상이었다는 글이 있다. 북방을 농경 국가와 무관한 것으로 생각한 잘못된 무의식 때문에 눈에 띈 글이 아닐 수 없다.

 

홍산 문화는 요서 지역에서 생성된 신석기시대 위주의 문화집합체로서 신석기시대 문화 외에도 청동기 시대나 동석(銅石) 병용시대 문화도 포함되었다. 홍산문화는 초기 농경문화, 유목문화, 정주(定住)농경문화 등이 섞여 있으며 주체는 황하족이 아닌 동이족(東夷族)이다.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 용정시(龍井市)에 있는 삼국시대 고구려의 석축 성곽인 성자산산성(城子山山城)도 나온다. 성자산 산성의 석성 축조법은 고구려, 백제와 닮았고 수원화성의 축성술과도 일맥상통한다. 백두산이라는 말은 ’고려사‘ 성종 10년(981년)에 처음으로 나온다. 13세기 말 문헌인 ’삼국유사‘와 ’제왕운기‘에는 태백산으로 나온다. 백두산은 장백산과 혼용되었다.(장백산이란 이름이 더 많이 사용되었다.)

 

다섯 신녀(神女)가 살았다고 해서 이름이 결정된 오녀산성은 고구려 시조 주몽(’동명성왕; 東明聖王‘, ’추모왕; 鄒牟王‘)이 나라를 세우고 처음으로 쌓은 두 개의 도성 가운데 하나다. 추모왕은 하백의 딸을 어머니로 하여 알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광개토대왕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천제의 아들이며 하백의 따님을 어머니로 모신 추모왕이다. 나를 위하여 갈대를 연결하고 거북이가 무리 짓게 하여라.”

 

광개토대왕은 호태왕이라고도 한다. 광개토대왕비는 무게 37톤의 화강암에 문장들이 새겨진 비다. 이 비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데 일본이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의 정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문에 의하면 왜(倭)는 고구려가 백제를 영원히 자국의 속국으로 묶어두려는 데 방해가 되는 존재로 등장할 뿐 고구려와 맞대결하는 대상으로 나오지는 않는다.(84 페이지)

 

광개토대왕비에서 200여미터 떨어진 곳에 광개토대왕의 능이 있다. 집안의 장군총은 장수왕릉으로 추정된다. 장수왕은 왜 평양으로 천도했을까? 고구려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무덤 공간에 벽화를 그렸다.(고분벽화) 집안의 우산하 오회분(五盔墳)은 다섯 개의 투구<회; 盔>를 엎어 놓은 모양의 무덤이다.

 

책에는 무용총, 수산리 고분벽화(고구려와 일본의 교류를 보여주는), 진파리 1호 무덤, 덕화리 2호분, 강서대묘(평안남도 대안시에 위치한 고구려 후기 사신도 벽화 고분), 백암성 등 생소한 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고구려는 기원전 75년경 한(漢)나라의 현토군을 서북쪽으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종족을 결합하고 압록강 유역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고구려족과 연맹을 결성하였다. 당시 지역연맹의 주도세력은 고구려 건국신화에 보이는 주몽보다 선진세력이었던 송양왕의 비류국인 소노부였다.

 

주몽은 비류국 주도의 연맹체가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남하하여 그 구성 소국 가운데 하나였던 졸본부여에 정착한 후 송양왕과 주도권 쟁탈전에서 승리하여 고구려의 건국시조가 되었다.(170 페이지) 고구려는 광개토대왕의 영토 확장에 이어 장수왕이 천도를 함으로써 한반도 내에서 적극적으로 남진 정책을 펼친 결과 한반도 내에도 상당한 양의 고구려 유적이 존재하게 되었다.

 

아차산 일대에 고구려 시대 보루성과 유적지가 많다. 연천 당포성은 임진강의 당개 나루터 부근에서 합류하는 지천과 임진강으로 인하여 형성된 약 13미터 높이의 긴 삼각형 단애(斷崖) 위에 축성되어 있으며 입지조건과 평면형태 및 축성방법은 호로고루나 은대리성과 아주 유사하다.(180 페이지)

 

호로고루는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에 있는 삼국시대의 성지다. 호로고루 아래의 임진강은 임진강 하류에서 배를 타지 않고 건널 수 있는 최초의 여울목이다. 이 지역은 육로를 통해 개성 지역에서 서울 지역으로 가는 최단거리에 해당한다. 연천 은대리성은 한탄강 장진천의 합류지점에 형성된 삼각형의 하안단구 위에 축조된 성으로 한탄강과 합류하는 곳이 삼각형의 꼭지점을 이루고 이곳에서 동쪽으로 가면서 점차 넓어지는 형태를 하고 있다.(189 페이지)

 

연천 신답리 고분군은 고구려 고분으로 확인되었다.(194 페이지) 단양 온달산성의 주인공 온달은 고구려의 장군이다. 이 외에 충주 중원 고구려비, 충주 장미산성, 음성 망이산성, 세종시 남성골산성 등을 거쳐 만날 수 있는 것이 해동성국 발해에 대한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후고구려까지 책은 얇은 분량에 꽤 많은 컨텐츠를 담았다. 고구려를 중심으로 한 삼국의 이야기를 조선사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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