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창한화(竹窓閑話)는 죽천(竹泉) 이덕형(李德泂; 1566-1645)의 책이다. 멀 형()자를 쓰는 죽천은 꽃다울 형()자를 쓰는 한음(漢陰) 이덕형(李德馨; 1561-1613)과는 동명이인이다. 죽창한화에 재미 있는 이야기가 있다. 명묘(明廟; 명종을 가리킨다. 참고로 '정묘; 正廟'는 정조고 '세묘; 世廟'는 세종이다.) 때 참찬 조언수(趙彦秀)가 특진관으로 경연(經筵)에 들어가 임금을 모셨는데 임금이 공부(功夫)라는 두 글자의 뜻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못하는 가운데 조언수가 "공은 여공(女功)이고 부는 전부(田夫)입니다. 이 말은 선비가 부지런히 배우는 것은 마치 여자가 부지런히 길쌈을 하고 농부가 농사를 힘써 하는 것과 같이 하라는 뜻이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임금이 조언수의 말을 아름답게 여겼다고 한다. 어제 이곳 저곳 찾아다니다가 발견한 글이다.

 

멋진 말이지만 "공부는 여자가 부지런히 길쌈을 하고 농부가 힘써 농사를 짓듯 힘써 하()는 것입니다."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원문이 그런 것인지 해석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최근 성호 이익(李瀷; 여주 이씨),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의 저자인 오주(五洲) 이규경(李圭景; 전주 이씨), 이덕형(李德泂; 한산 이씨) 등 세 사람의 이씨가 한 말을 재미 있게 보았다.

 

이익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고려에 나라를 바친 아버지의 처사에 반발해 금강산으로 갈 때 가지고 간 아버지의 거문고가 미수 허목에게까지 전해졌다는 말을 했다. 간서치 이덕무(李德懋)의 손자 이규경은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기슭에 마의태자 유적지가 있다고 처음 밝힌 이다.

 

금강산으로 죽으러 간 마의태자가 설악산에서 살았다는 의미다. 모두 흥미롭다. 자질구레하다는 의미의 사설(僿說)이라는 말이 들어간 성호사설, 거친 문장이라는 의미의 연문(衍文)과 흩어진 원고라는 의미의 산고(散稿) 등의 말이 들어간 오주연문장전산고, 한가로운 이야기라는 의미의 한화(閑話)라는 말이 들어간 죽창한화 등 책 제목들도 다 흥미롭다. 아니 겸손하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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