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에 설립된 이화여대 자연사박물관이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사박물관이라고 한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보다 무려 34년 먼저 설립되었다. 지질 해설을 하기에 자연사박물관에 관심이 많지만 내가 실제 가본 자연사박물관은 재작년 11월 문화재지킴이 전국대회에 참석한 뒤 들른 목포 자연사박물관(1983년 목포 향토문화관이란 명칭으로 개관, 1998년 자연사문화박물관으로 개칭, 2003년 자연사박물관으로 명칭 변경, 2004년 9월 10일 정식 개관)이 유일하다.
자연사박물관도 역사가 긴 유럽 국가들이 먼저 설립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의 자연은 아름답고 독특하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곳들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다. 그래서라도 자연사박물관은 필요하다.(자연사박물관의 교육 및 파급효과는 헤아릴 수 없이 크다고 한다.)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이 설립되기 전인 2001년 기준이지만 당시 이미 1백50개의 자연사박물관을 갖춘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의 수준은 너무 초라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보다 경제면에서 많이 뒤떨어진 방글라데시나 우간다도 이미 10여개의 자연사박물관을 갖추었다니 충격이다.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은 학교나 개인이 아닌 지자체가 직접 기획해 만든 첫 구립 자연사박물관이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아닌 것이다. 물론 이런 점은 내가 고민할 바가 아니다.(자연사박물관은 일반 박물관들과는 개념이 다르다고 한다. 표본을 잘 보관하고 전시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시설이 받쳐줘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우리나라의 국립 자연사박물관 설립 계획은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서 막힌다고 한다.) 늘 최적의 조건을 갖출 것을 목표로 열심히, 그리고 창의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내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