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ue는 단서(端緖), 실마리, 힌트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다. 이 단어에 무엇 무엇이 없는, 무엇 무엇을 하지 않는, 무엇 무엇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등을 뜻하는 less를 붙이면 '아주 멍청한', '무엇 무엇을 할 줄 모르는' 등의 예상 밖의 의미를 가진 단어가 된다. 이 이야기를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해 동구릉 해설에서 계체석이란 말을 들었다.

 

한자로는 階砌石이라고 쓴다. 계절(階節; 무덤 앞에 평평하게 만든 땅) 앞에 조성한 장대석(長臺石; 섬돌, 디딤돌, 축대 등에 다듬어 놓은 긴 돌)을 말한다. 지금이야 익숙하지만 처음 들었을 때는 참 생소했다. 강사는 듣는 우리들도 자기처럼 익숙하다고 생각했는지 계체석이라고만 말하고 말았다.

 

지난 10월 철원 해설을 준비하다가 예전에는 철원 지역의 한탄강을 체천(砌川)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알았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가 계단 같아서 그렇게 부른 것이다. 나는 이때 체()자를 찾아보고 그 단어가 섬돌 체자란 사실을 알았다. 즉 계()가 그렇듯 체()도 계단을 뜻하는 단어다.

 

나는 지난 1031일 철원 해설 때 "철원 지역의 한탄강을 체천이라 불렀습니다. 철원 한탄강 주상절리가 계단 모양 같아서 부른 이름입니다. 체는 섬돌 체자입니다. 섬돌을 뜻하는 한자로 계단이란 말에 쓰이는 계자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계와 체는 모두 계단을 뜻합니다. 바로 그 계와 체자를 쓴 단어인 계체석을 왕릉에서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동구릉 해설사(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동구릉에 온 외부 해설사)는 그 생소한 단어를 그렇게 짧게 말하고 지나갔을 뿐이었다. 가르치되 방법만 알려주고 진수(眞髓)는 스스로 깨닫게 함을 뜻하는 인이불발(引而不發)을 실천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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