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한 구름이 비가 되어 내리지 않는 상황을 밀운불우(密雲不雨)한 상황이라 말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기다림이다. 구름을 모으는 것이 내 일이라면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구름을 모으는 일이란 말은 메타포다. 물론 굳이 이런 말을 안 해도 된다.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녕 의도하는 것이 자연 현상인 비가 내리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바다. 자연현상인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구름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냥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말할 뿐이다.)

 

새로울 것 없는 말이지만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자세가 필요하다. 식물학자 안드레아스 바를라게는 땅 위에 계속 물웅덩이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란 글에서 거의 매년 봄마다 정원 일을 시작해도 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3월 초에 햇살 드는 날들을 고대하는 한결 같은 자신의 습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바를라게는 토양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토양의 점성이 크다면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한다.

 

주역(周易)의 다섯 번째 괘인 수천수(水天需)괘는 기다림에 대한 괘다. 기다림<; >이란 유부(有孚)해야 즉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유부옹약(有孚顒若)을 줄여서 부옹(孚顒)이라 한다. 믿음이 있으면 우러름이 있다는 말이다.

 

참고로 물을 의미하는 감()괘를 구름을 상징하는 괘로 풀이한 주역 책들이 있음을 말하고 싶다. "구름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게르하르트 슈타군 지음 날씨과학’ 163 페이지)기 때문이리라.(구름이, 너무 많이 가진 수분의 일부를 내려놓는 것이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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