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13일 다섯 시 고문리 물문화관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는 해를 보았다. 참 아름다운 하늘이고 해였다. 해만으로도, 하늘만으로도 만들 수 없는, 지는 해가 선물하는 풍경을 누린 시간이었다. 그렇게 저녁 노을로 붉게 물든 하늘을 단소(丹霄)라 한다. 붉을 단, 하늘 소란 글자의 조합이다. 하늘 천()이 아닌 하늘 소()를 쓰는 글자가 이것 말고 하나 더 있으니 그것은 능소화(凌霄花).

 

: 단소(壇所)란 제단이 있는 곳을 말한다. 묘단(墓壇)을 의미하기도 한다. 묘소가 실전되거나 유해가 없을 경우 유해를 대신할 신체 일부나 유품, 고인이 생전에 아꼈던 물건을 관에 넣어 땅에 묻은 것을 의미한다. 사실 단소나 묘단이란 말은 흔히 듣는 말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겸재 정선의 묘단 사진을 보았다.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 광주정공(光州鄭公) () 지단(之壇)이란 비석 글씨가 선명한 묘단이다.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손자 손암(巽巖) 정황(鄭榥)의 양주송추(楊洲松楸) 그림을 통해 정선이 묻힌 곳을 추정하는 책을 읽었다. 송추(松楸)는 소나무와 가래나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무덤 주위에 심는 나무를 통칭한다.

 

겸재가 묻힌 곳은 쌍문동 정의여고 뒷산이다.(쌍문동이 속한 도봉구는 예전 양주땅이었다.) 나로서는 겸재(謙齋)의 겸이 주역에서 유래한 이름이듯 그의 손자 손암(巽巖)의 손도 주역에서 유래한 이름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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