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 2012년 전 세계 사망자 수 5600만명 가운데 당뇨로 80만명이 죽었고 전쟁으로 12만명이 죽었으니 설탕은 화약보다 더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망과 관련해 교통사고와 흡연을 비교하는 경우가 있지만 당뇨와 전쟁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해 보인다.

 

더구나 당뇨가 설탕 때문이라는 생각도 문제다. 당뇨는 설탕 때문이 아니라 췌장 기능 저하나 부조화(망가짐) 등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췌장 이상으로 너무 많은 당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당뇨가 생기고 그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이라는 점을 하라리는 모르는가?

 

당뇨는 당분으로 인해 일어나는 병이 아니라 몸안에 당분이 모자라(몸 밖으로 당분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 생기는 병이다.(과도한 당분 또는 탄수화물이 췌장을 무력하게 하지만 췌장을 무력하게 하는 것은 당분만이 아니다.)

 

당분은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자세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서 패스) 세계적 베스트 셀러의 저자가 너무 안이한 생각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유발 하라리가 사람들 입에 폭발적으로 오르내릴 때 나는 한 발 물러서서 예의 그 너무 많은 인기를 얻는 책을 꺼리는 습관을 발휘했다.

 

나는 물론 하라리가 설탕에 관해 어이 없는 말을 했기에 그의 모든 생각을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읽지 않아 단언할 수 없지만) 그의 구성력이나 전체를 보는 안목 같은 것은 좋아 보인다.

 

처음부터 내키지 않는 저자여서 읽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할 뿐이다. 설탕에 대한 하라리의 진단은 페북에서 읽은 것이다. 그렇다고 진의를 바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왜곡할 우려는 없다.

 

전체를 다 읽지 않아도 당뇨가 설탕 때문이라는 말은 잘못이고, 설탕이 전쟁보다 위험하다는 진단은 무리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알지 못할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