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경 님의 '사람, 장소, 환대'를 통해 알게 된 '자아연출의 사회학'의 저자 어빙 고프먼(사회학자)'수용소'가 번역, 출간된 것은 올 여름이다. '정신병 환자와 그 외 재소자들의 사회적 상황에 대한 에세이'가 부제인 책이다.

 

지난 달 로널드 랭(정신과 의사)'분열된 자기'가 번역, 출간되었다. '온전한 정신과 광기에 대한 연구'가 부제이다. 한 심리학자는 이 책에 대해 말하며 심리치료에서 기법보다 중요한 것은 심리치료사 자신의 성숙한 인격과 마음의 건강이란 말을 했다.

 

완벽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이긴 치료자가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기에 적격이라는 의미다.

 

중요한 사실은 획기적인 치료법이 아니라 내담자를 보는 치료자의 눈이 바뀌고 태도가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로널드 랭은 정신과적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을 비정상 환자로 볼 것이 아니라 불화(세계와의 관계에서)와 분열(자신과의 관계에서)을 경험한 사람으로 볼 것을 제안했다.

 

이는 칸트적 의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으로 비유된다. 두 가지를 말할 수 있겠다. 하나는 치료자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사람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아픔과 상처를 이긴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 말로부터는 선하고 올바른 행위만을 하는 사람이 군자가 아니라 실수를 반성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사람이 군자라는 공자의 관점을 떠올릴 수 있다. 칼 융의 "상처받은 치료자"를 떠올릴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기법이 아니라 전환적 시각이라는 말이다. 이 말로부터는 ''라는 인식 주관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어떤 앎도 말할 수 없다는 칸트적 의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떠올릴 수 있다. 물론 어떤 것에 더 비중을 둘지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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